“북한 노동신문, 이란-이스라엘 무력 충돌 집중 조명”→핵시설 위험성 경고 속 국제 정세 긴장

북한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무력 충돌에 반응하며, 노동신문을 통해 러시아 등 우방국의 입장과 외신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에게 현 사태를 전달하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마치 자신의 내면 깊은 불안과 닮은 국제적 위기 앞에서, 북한은 직접적인 논평을 아낀 채 사실 위주의 서술로 무거운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자에서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의 발언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시한다”며, “세계는 지금 핵 참사로부터 불과 몇 센티미터의 거리 내에 있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유엔인권이사회에서의 발언도 전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은 국제법을 위반하며 이란 핵시설을 목표로 공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방사선 유출로 인한 재난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란의 반격 역시 구체적으로 전해졌다. 노동신문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이란 주요 언론을 인용해, 지난 19일 100여 대의 전투 및 자폭 무인기가 이스라엘 하이파와 텔아비브의 군사 표적, 특히 대공 방어체계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21일에는 신형 미사일 공격 소식과 함께, 유대복고주의 전 세계와 미국에 보낸 '신호'라는 이란의 주장을 소개했다. 

북한은 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습에 대해, 현재까지 미국의 공습 사실은 주민들에게 전달하지 않고 있다. 논평 없이 시차를 두고 축적된 사실만을 서술하는 모습은, 북한 역시 긴장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이 이란의 3개 핵시설에 폭격을 감행하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 무력 공방이 격화되면서 북한 수뇌부는 영변과 강선 등 자국 핵시설의 안전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가 촘촘하게 얽힌 이 위기의 한가운데서, 북한이 전황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는 모습과 함께 세계 안보 질서에서 북핵 문제가 다시 부상할 여지가 조심스레 감지되고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들은 앞으로도 국제 동향을 면밀히 살피며 대응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