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전 버디 작렬”…노승희,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KLPGA 통산 3승 달성
경기가 끝나자 노승희의 얼굴에는 안도와 기쁨이 동시에 스쳤다. 마지막까지 예측 불가능했던 승부, 연장전에서의 과감한 퍼트는 팬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했다. 어린 시절부터 장타보다는 정교한 샷을 선택했던 노승희는 자신만의 골프 철학으로 세 번째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2일, 강원도 더플레이어스 골프앤리조트에서 펼쳐진 KLPGA투어 더헤븐 마스터즈 최종 라운드는 노승희와 이다연의 치열한 접전으로 마무리됐다. 노승희는 18번 홀까지 이다연에 1타 뒤진 상황에서 조용히 자신의 경기를 마쳤고, 바로 다음 홀에서 이다연이 보기를 범하는 일이 펼쳐졌다. 그러자 두 선수는 정규 72홀 동안 동타를 이루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올해 두 번째 연장전 무대에 나선 노승희는 티샷부터 긴장감 대신 차분함으로 라운드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연장 홀에서 맞이한 버디 퍼트는 평소 신중한 라인 읽기와 집중력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경기 후 노승희는 “라인을 읽어주는 대로 쳤고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팬들은 이 대목에서 노승희의 평정심과 승부사적 면모를 확인했다.
최근 드라이브 거리는 평균 226.53야드로 투어 내 장타 순위에서는 98위에 불과하지만, 노승희는 오히려 정교한 아이언 샷과 정확한 퍼팅으로 이런 약점을 극복해왔다. 지난 13개월 동안만 3번의 우승을 추가하는 강한 집중력과 도전정신을 선보였다. 지난해 DB그룹 한국여자오픈에서의 데뷔 우승, 그리고 이번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 모두 정확성 골프의 결정판이었다.
경기 후 노승희는 “어릴 때는 장타를 부러워했지만 지금은 내 강점에 초점을 맞추려 한다”며 “정확한 샷을 지키면서도 거리를 늘리는 시도를 병행 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첫 우승 이전에는 모든 부분이 부족하다고 느꼈으나, 감각적 승리 이후에는 자신감도 살아났다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달 US여자오픈에 출전하며 국제 무대 경험도 쌓았다. 미국 코스의 환경과 연습이 국내 대회에서도 큰 도움이 됐으며, 비록 컷 탈락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아마 컷 탈락하고도 가장 행복했던 선수였을 것”이라고 밝혀 도전에 대한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팬들과 동료들은 노승희의 꾸준함과 스포츠맨십, 그리고 성장에 대한 의지를 높이 평가했다. SNS와 골프 커뮤니티에서도 “정확성의 가치”와 “꾸준한 준비의 결실”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로써 노승희는 올 시즌 첫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시즌 내 2승을 추가해 3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와 함께, KLPGA 10년 연속 시드 유지라는 장기적인 바람도 내비쳤다.
짧은 휴식 후 다시 코스에 나설 노승희는 남은 후반기 레이스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KLPGA 상금 랭킹에서도 유의미한 상승세에 돌입할 전망이다. 어느새 동료 선수들과 팬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기는 노승희의 경기는, 퍼트 한 번에 담긴 진심만큼이나 긴 여운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