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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 장병 적응 지원 강화”…국방부, 내년부터 멘토병·다국어 용어집 확대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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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영 내 소통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방부가 내년부터 다문화 장병을 대상으로 조기 적응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일대일 멘토병 지원과 5개 언어로 구성된 병영생활 용어집이 도입되며, 입소 절차도 표준화된다. 다문화 장병 수가 급증하는 현실을 반영해 군 내 포용성과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 구체화되는 양상이다.

 

국방부는 18일, 2025년부터 신병 신상명세서 작성 시 장병 스스로 한국어 소통 능력을 표기할 수 있도록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소통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다문화 장병 누구나 조기 적응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기존에는 국외 영주권자에 한해 연 4회 진행돼왔으나, 앞으로는 다문화 장병까지 교육 대상을 확대한다.

프로그램은 1주일간의 조기 적응 교육과 5주 신병 훈련으로 이뤄지며, 조기 적응 기간 역시 군 복무기간에 포함된다. 주요 교육 내용은 한국어 실습, 군대 용어 및 예절, 병영생활 시뮬레이션, 커뮤니케이션 실습, 부대 시설 견학 등으로, 실제 병영생활에 필요한 언어와 문화 이해에 초점을 맞췄다.

 

국방부는 또한, 입소 장소의 단일화 방안을 추진해 지역 간 지원 격차 해소에 나선다. 신병교육부대별로 상이했던 적응 지원을 표준으로 맞추고, 지원부대를 중심으로 멘토병을 일대일로 배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다문화 장병의 정서적 안정과 상시 상담, 생활 적응을 뒷받침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국방부는 병영 내에서 흔히 쓰이는 500여 개 용어를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일본어 등 5개 언어로 번역해 다국어 용어집을 제작한다. 용어마다 실제 상황 예시와 의미 풀이가 포함돼, 현장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내용을 보강한다.

 

신병교육대 전체 장병을 대상으로 하는 다문화 인식 개선 강의는 내년부터 민간 전문강사가 맡는다.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이 부대별로 표준 교안도 배포할 계획이다.

 

한국국방연구원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 다문화 장병은 5천여 명에 이르며, 2031년에는 두 배에 가까운 9천700명, 전체 입영 병력의 약 5%까지 늘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군 안팎에서는 현장 적응력 강화 및 병영 갈등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돼 왔다.

 

유균혜 국방부 군인권개선추진단장은 "신병교육부대 입소 단일화와 적응 지원, 멘토병 운영, 용어집 개발 등을 우선 과제로 추진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장병들의 조기 복무 적응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정치권과 군 일각에서는 이번 정책이 병영문화 개선에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평가하며, 향후 관련 예산 및 인력 보강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국방부는 시행 과정을 모니터링해 추가 개선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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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다문화장병#멘토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