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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썹 테러 방어까지”…식약처, 글로벌 HACCP 기준 신설로 식품안전 강화
IT/바이오

“해썹 테러 방어까지”…식약처, 글로벌 HACCP 기준 신설로 식품안전 강화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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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품안전 관리 기준이 글로벌 표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해썹(HACCP) 인증제도에 식품방어, 식품 사기 예방, 식품안전문화 및 경영요소 등 국제 기준을 반영한 ‘글로벌 해썹’ 체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기존 해썹(HACCP)은 위생적 제조·가공 환경과 식품 위해요소(유해물질, 세균 등) 예방에 초점을 뒀다면, 개정된 기준은 고의적인 식품 테러, 가짜 원료 사용, 종사자 책임 의식까지 아우르며 안전 관리 대상과 범위를 넓혔다.  

 

식약처는 최근 ‘식품 및 축산물 안전관리인증기준’ 일부 개정안을 시행했다. 주요 내용은 글로벌 해썹 등록 기준 마련, 스마트 해썹 업체 현장 조사 평가 면제 확대, 전자시스템 부담 해소, 교육 경험 보고체계 개선을 골자로 한다. 글로벌 해썹 등록을 희망하는 업체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식품안전협회(GFSI) 기준을 반영한 총 72개 신규 항목을 추가 충족해야 한다. 이를 통해 고의적 식품 사고, 식품사기, 안전 문화 등 국제적 요구에 부합하는 관리 수준을 갖추게 된다. 기존 해썹 인증업체는 신규 등록을 신청해 서류 및 현장 평가를 통과하면 ‘글로벌 해썹 업체’로 공인된다.  

기술 활용 측면에서도 변화가 이뤄졌다. 그간 모든 중요관리점(CCP, Critical Control Point)을 스마트 해썹(공정 자동화·모니터링 시스템)으로 관리한 경우만 현장평가 면제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60% 이상에만 적용해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스마트 해썹 업소는 자동 측정 설비를 갖췄다면 별도의 전자결재 시스템 구축 의무가 사라진다. 약 2000만원의 구축비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해썹 인증업체 교육 훈련 결과도 전산시스템을 통한 매월 보고로 전환돼, 정보 관리 및 인증 사후 관리가 한층 체계화된다.  

 

글로벌 식품 체계와의 일원화를 노리는 동향은 더욱 뚜렷하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는 이미 식품 방어(식품안전 위협 요소의 고의적 노출 방지), 식품 사기(가짜 또는 부적격 원료 유통 근절) 등 선제적 식품안전 문화가 법제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식품 기업이 글로벌 해썹 체계를 도입할 경우, 해외 진출 및 수출 시장에서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한편, 식약처는 글로벌 해썹 제도의 정착을 위해 전문 평가 인력 양성, 매뉴얼 개발, 설명회 등 기반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한 국제 동등성 승인도 추진해, 국내 해썹 기준이 해외에서도 효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세계 식품안전 선도국으로 자리잡기 위해 글로벌 기준에 맞는 관리·운영 체계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정책 개선으로 한국 식품안전 관리 수준이 한층 높아질 지 여부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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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글로벌해썹#스마트해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