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 겨냥 면역치료제”…이온셀, 이중특이성 항체 효과 입증
이중특이성 항체(BiTE, bispecific T-cell engager) 기반의 면역치료제가 자궁경부암 치료의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택 교수와 이온셀(EIONCELL) 공동 연구팀이 자궁경부암 세포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이중특이성 T세포 결합체(TF-BiTE) 개발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현재 치료법이 제한적인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전략의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구팀은 조직인자(Tissue Factor, TF)를 표적으로 면역세포를 암세포에 활성화시키도록 설계된 TF-BiTE 치료제를 개발했다. 기존 항체·약물 접합체(ADC) 치료제인 티소투맵 베도틴과 동일한 표적이지만, BiTE 플랫폼을 활용해 T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인식·공격하도록 유도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자궁경부암 세포주(SiHa, HeLa, ME-180) 및 환자 조직에서 TF가 85% 이상으로 높은 비율로 발현됨이 확인됐으며, 정상 자궁경부 조직에서는 TF가 거의 검출되지 않아 치료 타깃의 선택성이 높음을 증명했다.

TF-BiTE 치료제는 암세포 표면의 TF와 T세포의 CD3를 각각 인식하는 단일쇄항체(scFv)를 결합 구조로 구현했다. 이를 자궁경부암 세포에 적용하자,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효율적으로 공격·사멸시키는 항원 특이적 세포독성 반응이 관찰됐다. 세포 파괴율 역시 모든 암세포주에서 유의하게 증가했으며, 정상 세포에선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동시에 T세포 활성화(지표: CD25, CD69)와 항암 사이토카인(TNF-α, IFN-γ, IL-2) 분비가 대폭 상승했고, T세포 살상(markers: CD107a) 성능도 향상돼, 강력한 면역중개 항암기전이 입증됐다.
특히 기존 치료제 반응이 떨어졌던 자궁경부 선암 환자 조직에서도 TF-BiTE 효과가 두드러졌다는 점에 연구진은 주목하고 있다. 연구 결과, 편평세포암 86.3%, 선암 85.2%에서 높은 TF 발현이 확인됐으며, 정상 조직에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는 치료 대상을 선암 등 다양한 아형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주요 경쟁 기술인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비해 BiTE는 면역세포 자체를 직접 활용, 보다 광범위하고 강력한 항암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이중특이성 항체 플랫폼은 혈액암에서 임상적 성공 사례가 축적되고 있으며, 고형암 분야는 기술 우위 확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미국, 유럽 바이오벤처들이 다양한 표적·플랫폼을 개발 중이나, 국내 개발은 아직 초기 단계로 이번 연구 성과에 업계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편, 환자 맞춤형 치료 확대를 위해 클리닉 현장 적용 및 면역관문억제제와의 병용 등 치료 전략 다각화가 과제로 지목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련 규제기관의 임상 데이터 요구 수준과 항체 신약 허가 심사 강화도 넘어야 할 벽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이중특이성 항체 기반의 면역치료제가 재발성·전이성 자궁경부암 환자의 생존률 개선에 중요한 전기를 마련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 임상 진입 후 실효적 치료 옵션으로 자리매김할지는 추가 검증과 데이터 축적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