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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미국, 1㎏ 금괴 고율 관세 부과에 글로벌 시장 출렁
경제

“금값 사상 최고치 경신”…미국, 1㎏ 금괴 고율 관세 부과에 글로벌 시장 출렁

한채린 기자
입력

미국 정부가 1㎏ 및 100온스 금괴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글로벌 금 현물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거래 업계와 전문가들은 미국이 세계 금 정제 허브인 스위스에 39% 관세를 적용함에 따라 금 무역이 크게 위축되고, 가격 변동성 역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달 31일 1㎏ 금괴와 100온스 금괴를 관세 부과 대상 품목에 포함한다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 관세 정책에도 금괴가 예외로 남을 것이란 관측이 많았지만, 이번 조치로 기존 전망이 뒤집혔다. 스위스는 런던·뉴욕 금시장 표준에 맞춰 금괴를 재가공하는 세계 최대 금 정제국으로, 미국 수출 물량 중 대부분이 1㎏ 금괴에 해당한다. 스위스 귀금속 제조·거래 협회의 크리스토프 빌트 회장은 “관세로 금 수급이 더 어려워질 것이며, 스위스와 미국 간 무역에 또 다른 타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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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스위스의 대미 금 수출액은 최근 1년간 615억 달러(약 85조4,000억 원)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대통령과 통화 후 무역수지 불균형을 지적하며, 스위스산 금괴에 39% 관세를 추진했다.

 

관세 시행 전에는 거래업자들이 관세 우려를 피해 대규모 금괴를 미리 미국으로 이송했고, 이로 인해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재고는 증가한 반면, 런던 현물 시장에서는 일시적으로 금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런던에서는 무게 400트로이온스(11.34㎏)짜리 ‘벽돌 금괴’가, 뉴욕에서는 1㎏짜리 ‘스마트폰 크기 금괴’가 표준으로 거래된다.

 

관세 부과 발표 이후 12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일 대비 1.3% 상승해 트로이온스당 3,534.10달러에 거래를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관세 충격과 함께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까지 가세해 금이 대표 안전자산으로서 주목받고 있다”며 “투자자 매수세가 더해지며 가격 급등과 단기 유동성 변동성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금값은 올해 들어 27%나 오르며, 달러화 약세와 미국 정부 부채 증가,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쳐 이미 견조한 상승 흐름을 보여왔다. 한편, 스위스와 미국 간 금 수출길이 막히면서 글로벌 금 시장의 변동성 확대와 가격 고공행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향후 정책 방향은 무역 분쟁 추이와 글로벌 원자재 시장 변동성에 좌우될 전망이다.

한채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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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스위스#금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