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물어보살” 빛 잃은 딸과 아버지, 스튜디오 눈물바다→가슴 먹먹한 끝내 묵직한 질문
흰 지팡이에 의지해 스튜디오에 들어선 딸의 조용한 걸음이, 모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때 또렷했던 내일을 꿈꾸던 열일곱 학생은 예상치 못한 라섹 수술 부작용에 서서히 세상의 빛을 잃어갔다. 눈앞의 형체마저 희미해진 현실에서, 사연자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감춰진 깊은 상처와 끝없는 불안을 드러냈다.
병원에서 마주한 잔인한 진단은 가족에게도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안겼다. 의료 분쟁과 반복되는 수술, 어머니의 조심스러운 용기와 아버지의 차가운 현실 인식이 충돌했고, 경제적 부담과 책임의 무게가 날로 심화됐다. 사연자는 스스로를 보호하듯 담담하게, 그러나 멈추지 않는 눈물로 자신의 삶이 얼마나 버거워졌는지 털어놓았다.

학교로 복귀하라는 아버지의 권유에도, 시각 장애 속에서 흘러간 학창 생활은 따뜻하지 못했다. MC 이수근은 다정한 어조로 사연자의 고통을 어루만지려 했으나, 쏟아지는 진심 어린 눈물은 어른들의 위로조차 이르지 못한 깊은 외로움을 보여줬다. 사연자는 부모의 별거 과정에서 흔들리며, 특히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과 외로움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결국 용기를 내 전한 “두 분 문제니까 두 분이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말, “눈 때문에 사는 게 버거울 때가 있다”는 속마음 뒤에, 아버지는 “내가 더 힘들다”라는 무심한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떴다. 가족을 둘러싼 의료 분쟁과 보상금, 오해와 책임이 뒤엉키는 논쟁 속에서, MC 서장훈은 인간적인 아픔 앞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고, 이수근 역시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거운 조명이 내리쬔 스튜디오 안, 한 사람의 목소리는 마치 얼어붙은 가족의 온도차를 그대로 담아냈다. 딸의 마음엔 어쩔 수 없는 미련과 상처, 부모의 책임 회피와 오해가 켜켜이 쌓여, 시청자 역시 벗어날 수 없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만들었다.
이 날 방송에서는 가족 안의 용서, 오랜 오해와 상처에 관해 묻는 의미 있는 질문이 남았다. 눈을 잃고 가족에 대한 감정을 모두 잃어버릴 위기까지 내몰린 사연을 따라, ‘무엇이든 물어보살’ 318회는 26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되며, 여운과 묵직한 질문이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더욱 궁금증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