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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27 극적 우승”…윌슨, 매큐언·해리슨 제압→세계선 발판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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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27 극적 우승”…윌슨, 매큐언·해리슨 제압→세계선 발판 마련

신도현 기자
입력

압박감 가득한 순간, 윌슨은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바를 넘어섰다. 이번 남자 높이뛰기 미국 대표 선발전은 선수 개개인에게 평생 남을 고비였다. 윌슨의 2m27 높이는 우승이라는 자부심과 치열한 서바이벌의 긴장감을 동시에 각인시켰다.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는 2025 도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향한 대표선발전 결선이 펼쳐졌다. 세계적인 시선이 모인 높이뛰기 결승 무대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셸비 매큐언, 2023 세계선수권 2위 저본 해리슨 등 쟁쟁한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경기 내내 팽팽한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윌슨은 2m27을 성공하며 예상치 못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매큐언과 해리슨은 나란히 2m22로 공동 2위에 머물렀다.

“2m27 우승 점프”…윌슨, 매큐언·해리슨 꺾고 미국 대표 선발전 정상 / 연합뉴스
“2m27 우승 점프”…윌슨, 매큐언·해리슨 꺾고 미국 대표 선발전 정상 / 연합뉴스

그러나 윌슨의 우승이 곧바로 세계선수권 본선 진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8월 24일까지 기준 기록 2m33을 넘거나, 세계랭킹 포인트 순위 유지라는 또 다른 숙제가 남아 있다. 윌슨의 현재 랭킹은 39위지만, 타국 선수들의 출전 제한을 감안하면 실질 순위는 33위로 집계됐다. 남자 높이뛰기 세계선수권 본선엔 총 36명만이 참가하며, 국가별 최대 3명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윌슨은 막판까지 기록과 포인트 경쟁을 이어가야 하는 입장이다. 한편, 매큐언은 기준 기록으로, 해리슨은 랭킹 포인트로 각각 출전권을 사실상 확보했다.

 

이날 트랙에서도 미국 육상의 뜨거운 감정선이 펼쳐졌다. 남자 200m 결선에서는 노아 라일스가 결승선을 통과하며 19초63으로 우승했다. 라일스는 이미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와일드카드를 보유했음에도, 결선에 출전해 역시 올 시즌 세계 1위 기록을 새겼다. 100m 우승자 케니 베드나렉은 200m 결선에서 19초67로 2위에 올랐다. 결승선 인근에서 라일스와 베드나렉은 강한 눈빛과 신경전을 주고받았고, 경기 후에도 긴장감은 가시지 않았다. 라일스는 "오늘 나를 이기지 못했으니, 앞으로도 나를 이길 수 없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고, 베드나렉은 "라일스의 태도가 무례했다"며 팽팽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여자 200m에서는 멀리사 제퍼슨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21초84로 결승선을 가장 먼저 밟았다. 어내비아 배틀이 22초13,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개브리엘 토머스가 22초197로 뒤를 이었다. 극적으로 3위까지가 세계선 무대 티켓을 거머쥔다. 브리타니 브라운(22초198)과 매킨지 롱(22초199)은 불과 0.001초, 0.002초 차이로 고배를 마셨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현장에선 안타까움과 환호가 교차했다.

 

경기 외적인 이슈도 화제였다. 셔캐리 리처드슨은 남자 친구 크리스천 콜먼 폭행 혐의로 19시간가량 구금됐다가 풀려난 뒤, 여자 200m 예선에서 22초56으로 탈락했다. 콜먼 역시 남자 200m 결선에서 20초02로 6위에 머물렀다.

 

정상과 주변, 환희와 아쉬움이 교차하는 미국 육상 대표 선발전 현장. 윌슨과 라일스, 그리고 무대 위 수많은 선수들의 기록과 도전은 여름 햇살 아래 한층 또렷했다. 본격적인 세계대회 출전 명단은 8월 최종 집계와 기준 기록 충족 이후 확정될 예정이다.

신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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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슨#매큐언#해리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