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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바이오마커로 항암제 반응 예측”…루닛, 유럽서 임상 연구 성과 발표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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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반 암 진단 기술이 항암 치료 시장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 의료 AI 기업 루닛은 내년 6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2025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자사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 기반 연구초록 2편을 발표한다. 종양미세환경 내 세포와 특성 분석을 통해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 반응을 정밀 예측하는 기술로, 상업화 접점 확대의 신호탄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이번 발표를 ‘정밀의료 AI 경쟁’의 분기점으로 본다.

 

루닛이 이번 학회에서 선보일 연구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정상 불일치 복구형 전이성 대장암(pMMR mCRC) 환자를 대상으로 아테졸리주맙 병용요법의 치료 효과를 종양미세환경 기반 AI 바이오마커로 비교한 임상분석으로, 주요 구두발표로 선정돼 학회의 주목을 받았다. 포스터 발표로는 AI 기반 면역표현형(IP) 바이오마커 모델을 활용해 진행성 투명세포형 신세포암(ccRCC) 환자 대상 면역항암제 병용치료 및 수니티닙 단독요법의 효과를 예측한 연구가 공개된다.

루닛 스코프의 핵심은 대용량 병리 이미지 내 종양세포와 면역세포 등 미세환경 요소를 AI가 자동 분할·분류하고, 이를 기반으로 환자의 면역반응 특성까지 수치화한다는 데 있다. 기존 수작업 판독 방식에 비해 신속성과 정밀도가 크게 향상됐으며, 다양한 임상데이터와 결합해 치료 반응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다. 특히 루닛은 글로벌 제약사와 암종별로 맞춤화된 임상 공동연구에 루닛 스코프를 공급해왔으며, 이런 협업례가 실질적 상업 파트너십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정밀의료 분야에서 AI 병리 분석기술의 경쟁은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미국, 유럽의 다수 바이오테크 기업들이 유사 기술을 개발 중이나, 루닛은 2021년부터 5년 연속 ESMO 주요 세션에서 발표하며 경쟁 우위를 보여왔다. 학계·업계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아온 점이 글로벌 상업화 협상을 유리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는 평가다.

 

항암제 효과 예측 AI의 의료 현장 진입을 둘러싼 규제 이슈도 중요하다. 국내외 규제당국은 AI 기반 바이오마커의 임상적 유효성, 안전성 확보 방안과 의료 데이터 활용의 개인정보 보호 기준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향후 치료제 허가 신청 시 AI 판독 데이터의 공식 적용 여부가 제도 경쟁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AI 기반 암 치료 반응 예측 솔루션이 상용화되면 고비용 항암제의 임상 성공률 제고는 물론, 환자 맞춤 치료·보험자 재정 건전성 측면에서도 변곡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다. 산업계는 이번 기술이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장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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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닛#esmo#루닛스코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