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 2개 환상 샷”…최진호,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3R 선두→22개월 만의 우승 도전
기회의 문은 쉽사리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최진호는 구겨진 흐름을 단 한 번의 스윙으로 바꿔냈다. 안산의 바람과 녹음 사이, 이글 두 방이 홀컵을 울리던 순간, 응집된 승부욕이 코스 전체에 퍼졌다.
14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3라운드. 최진호는 5언더파 67타를 기록하며, 합계 16언더파 200타로 단독 선두 자리를 꿰찼다. 이날만 이글 2개, 버디 3개, 보기 2개를 묶어냈다. 이로써 저스틴 산투스(필리핀)를 한 타 차로 앞서며, 22개월 만의 우승을 정조준하게 됐다.

초반 2번 홀 버디를 시작으로, 4번 홀 이글 퍼트가 기세를 쌓았다. 6번 홀 추가 버디까지 이어가자, 최진호 특유의 과감한 플레이가 진가를 발휘했다. 후반 첫 보기를 남겼지만, 11번 홀 파5에서 두 번째 이글을 낚으며 흐름을 다시 가져왔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난 노련함과, 공격적인 선택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라운드였다.
마지막 18번 홀까지 흔들림 없이 버디를 더하며 라운드를 마무리했다. 최진호는 KPGA 통산 8승의 베테랑이지만, 지난 2022년 9월 이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경기 후 “이런 코스에서는 점수를 지키기보다 더 과감하게 노려야 한다”며 “마지막까지 집중을 놓치지 않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젊은 선수들 속에서 기회 자체가 흔치 않아 소중하다”는 말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이형준은 상승세로 공동 3위(합계 13언더파 203타)에 올랐다. 어제의 부진을 털고 이와타 히로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백준은 1언더파로 다소 주춤해 공동 5위, 옥태훈은 이븐파로 8위에 자리했다.
고요하게 흐르는 퍼팅 라인 위에서, 작은 떨림으로 모든 것이 갈렸다. 파도처럼 밀려든 팬들의 시선과 바람이 교차하는 그린 위에서, 최진호는 스스로 출구를 만들어냈다. 남은 4라운드만이 그 마지막 서사를 완성할 것이다.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최종 라운드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