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누적 시청 2억명 돌파”…SOOP, 스타크래프트 리그 지표 새로 썼다
e스포츠 리그가 미디어 산업의 콘텐츠 패러다임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SOOP(구 아프리카TV)가 2016년부터 9년간 개최해온 '아프리카TV 스타리그(ASL)'가 누적 시청자 2억명, 총 1956경기라는 빅데이터 지표를 세우며 시장 내 파급력에 이목이 쏠린다. 업계는 이번 성과를 ‘e스포츠 흥행 독점 경쟁의 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ASL은 2016년 첫 개막 이후 중단 없이 19시즌을 치르며 국내 유일 스타크래프트 공식 리그로 자리잡았다. 지금까지 본선에 진출한 선수는 단 82명에 불과할 만큼 프로게이머의 좁은 등용문을 보여주지만, 예선 도전자는 매 시즌 수백 명~천여 명에 달해 팬덤의 견고함을 방증한다. 시즌1부터 19까지 총 92종의 맵이 운용되는 등 전략, 메타, 선수 세대교체의 흐름이 경기 속성에 반영되고 있다. ASL 본선에서 저그 김민철은 136승 89패로 역대 최다승을 기록 중이며, 테란 유영진(96승 89패), 프로토스 변현제(92승 73패)가 각 종족 최다승을 차지했다. 100승을 넘긴 선수로는 김민철과 조일장이 있다. 20여 시즌, 1956경기라는 단일 종목 장기리그 기록은 e스포츠 흥행의 확장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상징한다.

특히 이번 지표는 기존 방송사 중심 e스포츠의 한계를 스트리밍 플랫폼-선수-유저 커뮤니티 결합 구조로 극복한 점이 주목된다. SOOP의 투자, 기획 역량, 충성도 높은 팬층, 스타 스트리머와 이용자 주도의 팬 콘텐츠가 결합하며 리그의 생명주기를 길게 견인하고 있다. 본선 진출 문턱은 높지만, 예선에는 아마추어, 신인, 은퇴 복귀 등 다양한 층이 반복적으로 도전해 세대간 경쟁과 스토리텔링의 원천이 된다.
ASL의 비즈니스 성과도 산업 지형에 변화를 일으켰다. KB국민은행, 핫식스, 구글 플레이, KT 등 17개 기업이 스폰서십으로 참여했다. 단순 로고 노출을 넘어, 경기 내 광고, 팬 참여형 이벤트, 스트리머 미션 연계 등 플랫폼 내 유기적 브랜드 노출이 이뤄진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과 미디어 업체가 주목하는 ‘경기-콘텐츠-광고’ 통합형 e스포츠 모델의 대표 사례다.
글로벌 e스포츠 시장에서는 이미 리그형 대회와 방송사-플랫폼 복합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되는 추세다. 특히 중국, 유럽, 북미 대형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자체 리그·IP 중심으로 성장하며, 국내도 점차 플랫폼 전략-브랜드 마케팅 중심의 산업 구조 변화 압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 산업에 대한 규제, 인증, 법제 환경은 상대적으로 완화된 편이지만, 저작권, 데이터 사용, 스트리밍 기술 관련 산업규모 확장에 따라 미래 제도적 진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SOOP 관계자는 "ASL 20시즌은 SOOP 플랫폼의 정체성과 역동성을 상징한다"며 "새로운 기록과 팬 경험 혁신으로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역사를 확장해가겠다"고 전했다.
산업계는 이번 ASL의 기록이 실질적 e스포츠 경제 생태계로 이어질지, 스트리밍-콘텐츠 융합 비즈니스의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