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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논란 핵심 인물 소환”…장호진 전 안보실장, 특검 첫 조사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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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및 도피 의혹을 두고 해병특검팀과 현직 외교 라인이 정면으로 맞붙었다. 대통령실과 외교부, 국가안보실이 복잡하게 얽힌 가운데, 특검이 핵심 인물인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처음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16일 오전, 장호진 전 국가안보실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고 밝혔다. 장 전 실장은 지난 8월 압수수색 이후 약 두 달 만에 특검 사무실에 출석했으며, 범인도피와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장관이 호주대사에 임명되는 과정에서 국가안보실장과 외교부 1차관을 거친 장 전 실장은 “조사받으면서 다 말씀드리겠다”며 취재진 질문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특검은 이날 장 전 실장을 상대로, 이종섭 전 장관이 출국금지 상태에서 임명 및 출국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대통령실과의 임명 논의와 방산협력 공관장회의 기획 배경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이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4일 호주대사 임명 당시 공수처 피의자 신분이었으나 출국금지가 신속히 해제돼 3월 10일 출국했고, 국내 여론 악화 직후 11일 만에 귀국, 결국 한 달도 채 안 돼 사임했다.

 

정치권에서는 특검의 소환조사가 기존의 외교·안보 라인 전반으로 확대되는 징후로 해석하면서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권력 핵심부의 조직적 개입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고, 국민의힘은 “과도한 정치공세”라며 방어에 나섰다. 여론 역시 공관장회의 등 명분 쌓기에 대한 의혹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특검은 이보다 앞서 장 전 실장의 휴대전화 및 차량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며, 조태용 전 안보실장 조사까지 마쳤다. 최근 파견된 검사 2명까지 호주 도피 의혹 수사에 투입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조만간 한동훈, 박성재 등 관련 장관에 대한 추가 소환도 예고된 만큼, 관련 수사가 권력 핵심을 향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날 국회는 이종섭 전 장관의 대사 임명 경위와 관련한 특검 소환 조사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으며, 정치권은 앞으로도 진상 규명과 책임 소재를 두고 격돌하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신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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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진#이종섭#이명현특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