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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무늬 그리니 파리 반토막”…일본, 이그노벨상으로 가축 방역 주목
IT/바이오

“얼룩말 무늬 그리니 파리 반토막”…일본, 이그노벨상으로 가축 방역 주목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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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 무늬를 소에 그리는 기술이 전통적 축산 현장의 방역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일본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JAIFRA) 고지마 도모키 연구팀은 올해 생물학 분야 이그노벨상을 수상하며, ‘얼룩말 무늬가 흡혈 곤충의 침입을 막는다’는 주장을 실험적으로 입증해 학계와 바이오산업계의 관심을 모은다. 업계는 이번 연구가 기존 살충제 위주 방역 정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연구팀은 일본 흑우를 세 그룹으로 나눠 각각 흰색 줄무늬, 검은색 줄무늬, 무칠 그룹으로 구분한 후 30분간 흡혈 곤충의 개체 수를 측정했다. 그 결과, 얼룩말 무늬(흰색 줄무늬)를 칠한 소에는 평균 55마리만 흡혈 곤충이 달라붙어, 줄무늬가 없는 소(128마리)와 검은색 줄무늬 소(111마리)에 비해 50% 이상 곤충 수가 감소했다. 또한 머리를 흔들거나 발을 구르는 등 스트레스성 행동도 25%나 줄어드는 효과를 보였다. 이같은 효과는 흡혈 곤충이 빛의 반사를 통해 줄무늬를 인지하는 습성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기술은 살충제에 과의존했던 기존 가축 방역 방식의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살충제 과다 사용 시 잔류물, 내성, 환경 오염 등 부작용이 크지만, 친환경 무독성 방식으로 스트레스 저감 및 전염병 예방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적 파급력도 크다. 실제로 이그노벨상은 기발한 아이디어가 산업 현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상징한다.

 

글로벌 동향을 보면 농장 동물 복지와 친환경 방역 수단을 찾는 시장 요구가 확대되는 추세로, 미국과 유럽 일부 농가에서도 얼룩말 무늬를 응용한 적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본은 이번 수상으로 19년 연속 이그노벨상의 다양한 바이오 기술을 쌓아오면서, 축산 분야에서 독창적 연구 역량을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일상적 가축 관리 솔루션으로 확산되면, 열대 바이러스성 질환과 같은 교차 감염 예방에도 응용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에 따라 식약처 등 국내외 방역 정책에도 실질적인 영향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산업계는 얼룩말 무늬 기반 방역 방식이 실제 축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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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연구진#이그노벨상#가축방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