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한달 새 25% 폭락”…미중 무역갈등에 글로벌 자산시장 충격
현지시각 17일, 미국(USA)와 중국(China)의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만4천달러대로 급락했다. 이는 한달 만에 25% 하락한 것으로 올해 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면서 전 세계 투자자들과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가상화폐 주요 거래소 코인베이스(Coinbase)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9만4천662달러에 거래됐다. 1개월 전 사상 최고치였던 12만6천251달러 대비 약 25% 하락한 수치다. 비트코인은 올 초 10만달러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한 뒤 3~4월 7만달러까지 주저앉았다가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검토 발언이 다시 한 번 시장을 흔들며 약세로 전환됐다.

이번 하락은 미중 무역 갈등 심화와 위험회피 심리 급증, 그리고 글로벌 증시에서 위험자산 선호 약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증시 역시 인공지능(AI) 거품 논란 등으로 기술주 전반이 약세를 보이며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 기반 ETF로 유입되던 기관 자금도 이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 정치 불확실성 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 매력이 크게 희석된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급락 현상이 거시경제 불안, 기관 투자자의 자금 이탈, 장기 보유자 매도 및 레버리지 청산 등 여러 요인이 중첩된 결과라고 진단한다. 비트와이스 애셋 매니지먼트(Matthew Hougan, Bitwise CIO)는 “시장 전반이 위험회피 기조로 전환된 가운데, 가상화폐가 그 신호탄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난센(Nansen) 역시 “장기 보유자의 이익 실현과 기관 자금 유출, 경제 불확실성, 레버리지 청산이 단기 하락세를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해외 주요 언론들도 이번 하락을 심상치 않게 다루고 있다.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는 “미중 무역 분쟁이 전통 자산 뿐 아니라 가상화폐 시장에도 연쇄 충격을 불러왔다”고 보도했다. CNN은 “비트코인이 글로벌 위험선호의 지표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고 평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 국제 경제 환경 변동, 정책 불확실성 해소, 그리고 대형 기관의 자금 흐름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연초 박스권 돌파 뒤 이어진 급격한 가격 변동성 확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비트코인을 둘러싼 글로벌 자산시장 변동성이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