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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외국인 우승”…깨우깐자나, 집념의 퍼트→한국오픈 정상 깃발
스포츠

“세 번째 외국인 우승”…깨우깐자나, 집념의 퍼트→한국오픈 정상 깃발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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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의 초여름, 미묘한 바람과 함께 흔들리던 선두권에는 축적된 기량과 간절함이 교차했다. 깨우깐자나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결코 쉬운 한 타도 놓치지 않겠다는 집념을 그린 위에 새겼다. 동반자와의 치열한 눈빛, 그리고 팬들의 숨 죽인 응원 속에서 드디어 태국 국기가 6년 만에 한국오픈 클럽하우스 꼭대기를 다시 물들였다.

 

25일 춘천 라비에벨 컨트리클럽 듄스 코스에서 펼쳐진 제67회 코오롱 한국오픈 골프대회 최종 라운드. 깨우깐자나는 1언더파 70타, 합계 7언더파 277타로 영광의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2000년 통차이 자이디, 2019년 재즈 쩬와타나논에 이어, 이번이 역대 세 번째 태국 선수 우승이다. 외국인 선수로서는 28번째 정상 입성이라는 의미도 깊다.

“세 번째 외국인 우승”…깨우깐자나, 한국오픈 제패→디오픈 티켓 획득 / 연합뉴스
“세 번째 외국인 우승”…깨우깐자나, 한국오픈 제패→디오픈 티켓 획득 / 연합뉴스

경기 출발은 매끄럽지 않았다. 첫 홀에서 보기를 내주며 다소 불안한 흐름이 이어졌지만, 3번 홀의 버디와 동반자인 삭산신의 더블보기로 새로운 균형이 형성됐다. 특히 12번 홀의 결정적 버디가 흐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경쟁자 삭산신이 14·15번 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하면서 승부는 깨우깐자나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16번 홀에서 성공시킨 깔끔한 버디 퍼트는 두 타 차 리드를 굳히는 쐐기가 됐다. 살아 있는 눈빛과 담담한 표정에는, 우승 향한 절박함과 냉정함이 동시에 스며 있었다. 최종적으로 깨우깐자나는 5억원의 상금과 KPGA 투어 5년 시드, 아시안투어 2년 시드까지 손에 넣었다. 무엇보다 7월 영국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릴 디오픈 출전권이라는 최고 보너지를 거머쥐었다.

 

경기를 마친 뒤 깨우깐자나는 “큰 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기쁘다. 늘 동경하던 디오픈에 또 도전하게 돼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디오픈 출전을 한껏 고대하며, 앞으로도 아시안투어와 KPGA 투어를 주 무대로 삼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삭산신은 2타를 잃고 5언더파로 2위에 머물렀다. 2라운드 선두였던 유송규는 3언더파 281타로 3위를 차지해 값진 톱10 성적표를 써냈다. 특히 김민수는 아마추어로서 공동 4위에 오르며 베스트 아마추어상을 수상했다. 그의 마지막 라운드 집중력은 전문가들의 시선도 끌기에 충분했다.

 

각자의 동메달보다 값진 도전 끝에 태국 골프의 저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관중들은 한동안 박수를 멈추지 않았고, 평온한 클럽하우스는 또 하나의 전설을 품은 채 조용한 울림을 남겼다. 깨우깐자나와 동료 선수들의 여정은 이제 영국 세인트앤드루스, 그리고 새로운 여름 무대에서 이어질 예정이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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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우깐자나#유송규#한국오픈골프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