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핵심 이종호와 술자리 논란”…한문혁 특검 수사팀장 파견 해제, 대검 감찰 착수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과 검찰이 다시 충돌했다. 한문혁 부장검사가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핵심 인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의 사적 만남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특검과 대검찰청이 파견 해제와 감찰에 나서며 정국이 격랑에 빠졌다.
민중기 특검팀은 26일 “한문혁 부장검사에 대해 수사를 계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 사실관계가 확인돼 27일 자로 검찰에 복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 부장검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 ‘컨트롤타워’로 지목된 이종호 전 대표를 사적으로 만났음에도 특검 측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은 조치로 풀이된다.

직접적인 논란의 발단은 2021년 7월 저녁 자리였다. 한 부장검사는 입장문을 통해 “아이들 건강 문제로 알고 지낸 의사 지인과의 식사에 지인의 업무 상대인 이종호 전 대표가 동석했다. 간단히 인사한 후 식사했을 뿐이며, 이후 지인의 집에서도 함께 술을 마셨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는 이 전 대표가 수사 대상 혹은 피의자가 아니었고, 구체적으로 신원을 밝히지 않아 직접적 관계자임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한 부장검사는 또 “명함이나 연락처도 주고받지 않았고, 이후 개인적으로 만난 적이나 소통한 적 없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에 술자리 사진을 제보한 인물은 이종호 전 대표의 측근인 이관형 전직 해병임이 확인됐다. 이관형씨는 “공익제보 목적이었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며, 특검팀에 해당 사진을 전달했다고 인정했다. 이후 특검은 수사팀 경위를 조사했고, 지난 23일 지휘부가 정확한 사실을 확인한 뒤 검찰에 파견 해제를 요청하게 됐다. 특검팀은 “지난 13일 이전엔 사진을 확보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측은 “특검팀이 이미 사진을 확보하고도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해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대검찰청은 “한 부장검사에 대해 특검으로부터 최근 내용을 전달받아 곧바로 감찰에 착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아울러 “사실관계 추가 확인이 필요하며, 이미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장 직위로 돌아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27일 자로 수원고검 직무대리로 발령했다”고 부연했다.
정치권에서는 민감한 시기 특검 수사팀 핵심 간부의 이해충돌 문제가 불거진 데 주목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수사에 오래 관여했던 인사로,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을 거쳐 올해 5월 서울고검, 올 6월 민중기 특검팀으로 이어 파견돼 주요 역할을 해왔다. 특검팀은 8월 29일 김건희 여사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수사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날 국회는 특검과 검찰 내부 감찰 등 파장이 확산되는 국면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향후 감찰 결과와 수사 공정성 논란의 추이를 지켜본 뒤 후속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