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3만장 엔비디아 GPU 확보”…네이버·NHN·카카오, AI 인프라 대전 가속
국내 AI 컴퓨팅 인프라의 핵심인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확보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네이버클라우드, NHN클라우드, 카카오 등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 3곳이 정부와 함께 엔비디아의 최신 B200, H200 GPU 총 1만3000장을 대규모로 확보한다. 정부는 여기에 약 1조4600억원의 추경 예산을 투입해, 국내 산학연과 AI 스타트업, 중소기업에 고성능 컴퓨팅 자원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업계는 이번 일본발 GPU 공급 충격 이후 본격화된 ‘AI 인프라 경쟁’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 정부와 클라우드 기업들이 확보할 GPU는 엔비디아 B200 1만80장과 H200 3056장이다. 해당 물량은 연산성능 기준으로 기존 H200 대비 B200이 약 2.25배 앞선다. 주요 활용처로는 인공지능(AI) 연구, 대규모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산학연 AI 서비스 등이 있다. 구성별로 네이버클라우드는 H200 GPU 3056장(정부 활용분 포함 2296장), NHN클라우드는 B200 GPU 7656장(정부 6120장), 카카오는 B200 GPU 2424장(정부 2040장) 등으로 분배‧구축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대규모 클러스터링으로 묶이며, 고성능 워크로드와 분산 AI 학습 등에 투입된다.

특히 이번 선정 기업들은 직접 GPU를 활용한 독자 AI 모델 및 연구 인프라도 확장하고, 동시에 정부 활용분은 산학연 기관에 공개적으로 배분할 예정이다. 산업계에서는 정부와 민간 협력을 통해 AI 컴퓨팅 자원의 공급과 활용 저변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동시에 네이버클라우드는 시장 주력기종인 H200으로, NHN클라우드는 친환경 수냉식 B200 방식으로 각각 경쟁력을 차별화했다. 카카오는 효율적인 인프라 최적화에 초점을 맞췄다.
글로벌 GPU 수급 불안이 장기화된 상황에서, 이번 대규모 GPU 확보는 미국, 일본 등 AI 선도국가에 비해 한발 늦은 인프라 확충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가 자체 데이터센터에 10만 장 단위 GPU를 집적해 초거대 AI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국내는 다수 기업 공동·공공 구조로 자원을 풀링해 수요 다변화 모델을 채택한 것이 차이점이다.
정책적으로는 정부가 공공예산으로 민간과 공동투자해 인프라 내재화를 도모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GPU 통합 지원 플랫폼’ 구축을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AI 자원 분배 시스템을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향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산학연 등 국가 프로젝트에도 GPU 지원이 순차 개시된다.
전문가들은 “AI 인프라가 주권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른 만큼, 이번 GPU 확보가 국내 AI 연구 및 AI 스타트업 생태계의 질적 도약 계기를 만들 것”이라 평가했다. 다만 인프라 공급 속도와 실제 활용률, 데이터센터 고도화 등 후속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산업계는 이번 GPU 대규모 확보가 국내 AI 기술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술 인프라 확장과 더불어 정책, 윤리, 생태계 조성까지 균형 발전이 향후 산업 파급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