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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중계 드론 띄운다”…SK텔레콤, 군 작전 반경 혁신 예고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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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파수를 활용한 통신 중계 드론 기술이 군사 작전 환경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SK텔레콤이 펀진, 코난테크놀로지, 콘텔라, 플랙토리와 손잡고 군용 드론 운용 반경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통신 중계 드론 공동 개발을 본격화했다. 해당 기술은 기존 5G 기반 고주파수 방식의 ‘작전 반경 제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SK텔레콤 남산사옥에서 체결된 4개사 업무협약(MOU)은 군사 현장에 저주파수(800MHz 등) 상용망을 전략적으로 적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통신 중계 드론은 공격 및 정찰 드론이 임무 수행 중에도 먼 도심이나 산악, 통신 음영 지역에서도 무선 통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연결 중계기 역할을 한다. 저주파수는 주파수 대역 특성상 전파 도달 거리가 긴 동시에 회절성이 우수해 장애물 많은 환경에서 뛰어난 데이터 연결 안정성을 보인다. 이에 따라, 드론의 실시간 영상 송출 및 명령 전송이 원활하게 이뤄져 기존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서 작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프로젝트 중심에는 무선 회선 운용 노하우와 핸드오버(중계 드론 간 통신 무중단 전환) 기반 솔루션, SK텔레콤의 실시간 영상 관제 시스템(T라이브캐스터)이 있다. 드론이 임무 도중 중계 신호가 단절돼도 즉각 다른 중계 드론과 접속을 유지할 수 있는 핸드오버 기술은 군사 드론 실전 투입에서 신뢰도를 높인다. 통신망과 연동된 영상 관제 시스템은 현장 지휘관이나 드론 조종사에게 실시간 고품질 영상을 제공, 신속한 의사결정과 원거리 작전을 지원한다.

 

국내 방위산업계는 이음 5G 기반 전술 드론의 한계를 극복하는 신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고주파수(5G) 방식은 파장 특성상 도달 범위가 좁고 장애물에 약해 넓은 지역 작전에는 걸림돌로 지적됐다. 반면, 800MHz 등 저주파수 도입은 통신 인프라가 부족한 군 지역에서도 통신 품질 저하 없이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해법이 될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 등 일부 선진국 방위산업에서도 중계 드론, 저주파수 통신 도입을 통한 드론 전력 확장 경쟁이 시작된 상황이다.

 

이번 협업에는 각 사의 전문 솔루션이 핵심 역할을 맡는다. 펀진은 드론 플랫폼 기술, 코난테크놀로지는 국방 AI 영상 분석, 콘텔라는 무선 솔루션, 플랙토리는 드론 하드웨어를 제공한다. 이날 협약식에는 SK텔레콤과 각 협력사 주요 임원이 참석해 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일 것을 약속했다.

 

정부 정책 및 방위사업청 등 규제기관에서도 군 통신 인프라 다변화와 민간 첨단기술 도입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군 통신의 보안성 검증, 전파 혼신 방지 등 실제 도입 전 인증과 안전성 평가가 변수로 꼽힌다.

 

업계 전문가들은 “저주파수 기반 통신 중계 드론 상용화는 한국 군 드론 전력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향후 실전 배치 확대 여부가 국내외 방위산업 경쟁 구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새로운 통신 기술의 신뢰성과 효율성이 실제 군 운용 현장에 안착할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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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통신중계드론#저주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