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APEC 정상회의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이재명 정부 출범 후 첫 도발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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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단행되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북한이 약 5개월 만에 감행한 이번 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사례여서 정치적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미·한중정상회담 등 북핵 문제가 본격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의 존재감 드러내기와 군사적 압박 의도가 재부상하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10월 22일 오전 “우리 군은 이날 오전 8시 10분께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어 “추가 발사에 대비해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 측과 ‘북 탄도미사일’ 정보를 긴밀히 공유 중”이라며 만반의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전했다.

군 당국은 이번 미사일이 지난해 9월 18일 발사됐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KN-23 SRBM을 기반으로 탄두 중량을 4.5톤으로 개량한 기종이라는 분석이다. 발사된 미사일들은 동해상이 아닌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거리와 기종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이번 발사는 지난 5월 8일 이후 167일 만이자 올해 들어 다섯 번째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주 방문을 앞두고 주요 정상들이 집결하는 시점에서 단행돼, 국제 사회에 대한 메시지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다가오는 APEC 정상회의에서 한미·한중정상회담 등 북핵 문제가 집중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이 전략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치권과 전문가들은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적으로 인정받고자 도발 수위를 점차 높여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미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최초로 공개했던 점도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미국 본토 타격을 목표로 다탄두 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더불어, 이번 발사가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대남 위협의 성격도 함께 거론된다. 군과 정부는 향후 추가 도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대비 태세를 지속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북한 도발의 의도와 대응 방향을 둘러싸고 논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권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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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재명#apec정상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