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입자·양성자 치료기 혁신”…대형병원, 암치료 패러다임 전환→선택 해법 제시
중입자치료와 양성자치료라는 이름의 첨단 암 치료 기술이 국내 의료계 대형병원들의 새로운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립암센터,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들이 세계적 수준의 입자 치료기 도입에 속속 나서며, 방사선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환자들은 이제 기존의 방사선·항암치료를 넘어 더욱 정밀하고 개인화된 중입자 및 양성자 치료를 놓고 주요 암종별로 선택권을 논의하게 된 상황이다.
중입자치료와 양성자치료는 고도로 가속된 입자를 사용해 암세포에 강력한 에너지를 전달하는 차세대 방사선 치료법이다. 이들 치료는 브래그 피크 현상을 활용해 암조직에만 에너지를 집중 투여함으로써, 정상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중입자치료는 빛의 70%에 달하는 속도로 탄소 이온을 가속, 기존 엑스선이나 양성자에 비해 2.5~3배 이상의 암 파괴력을 지닌다고 세브란스병원 이익재 교수는 전했다. 해당 치료법은 방사선 저항성이 큰 난치암에서 두드러진 효율을 보이며, 한 번의 치료 시간이 짧고 치료 횟수도 감소시킨다. 실제 세브란스 연세암병원은 2023년 4월부터 전립선암을 시작으로 췌장암, 간암, 폐암 등 치료 대상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양성자치료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수소 이온을 활용해, 정상조직을 최대한 보호하며 암세포만을 목표로 삼는다. 2007년 국립암센터에서 도입된 이후, 소아암은 물론 간·뇌·폐 등 다양한 암종에 적용 범위를 넓혀왔다. 최근 김태현 국립암센터 양성자치료센터장은 “18년 이상의 임상을 통해 효과가 확인되었으며, 특히 3cm 이하 간암에서 고주파 열치료와 견줄 만한 생존율 결과를 보인다”고 언급했다. 실제 해당 센터 연구진이 144명의 간암 환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양성자치료군은 2년 국소 무진행 생존율이 94.8%로 판단돼, 고주파 열치료군의 83.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암종별로 선택 치료 전략이 더욱 강화돼야 함을 시사한다.
다만 중입자치료는 임상 적용 기간이 짧아 아직 건강보험의 지원을 받지 못하며, 전립선암의 경우 약 5500만 원, 간암은 6000만~7000만 원의 치료비가 환자에게 부담된다. 이에 반해 양성자치료는 소아암, 폐암 일부 등에서 건강보험이 적용돼 100~200만 원의 자부담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치료의 적응증과 부작용, 보험 적용 여부 등에 대한 세밀한 상담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업계에서는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중입자·양성자 치료 인프라 확충이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으며, 암 치료 방식이 점차 질병 특성·환자별 맞춤형으로 재조정될 것이라 분석했다. 환자들의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산업 전반에 걸쳐 치료법의 경제성·효과성·사회적 수용성에 대한 논의 또한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