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명정보로 AI 상담·사기예방”…서울시·120다산콜, 사회문제 해결 주도
가명정보 활용이 사회적 난제 해결과 서비스 혁신의 중심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시와 120다산콜재단, 한국전력공사 등은 2025 가명정보 활용 경진대회에서 AI와 머신러닝 기반 분석의 실질적 파급효과를 선보였다. 정부 관계기관은 이번 대회를 ‘AI 시대 실효적 데이터 처리 경쟁’의 전환점으로 평가하고 있어, 향후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전반으로 데이터 기반 혁신이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시 전세사기 예방팀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코리아크레딧뷰로(KCB)와 협력해 전세사기 피해 정보와 임대인 신용정보를 결합, 머신러닝 기반 전세사기 위험 예측모형을 개발했다. 이 예측모형은 금융, 법무·행정, 부동산거래, 행태 등 4개 분야의 24개 위험지표를 통해 임대인의 신용위험도를 정량적으로 산출할 수 있게 했다. 기존 단순 이력 조회 이상의 정교한 위험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 두드러진다. 서울시는 해당 모델을 바탕으로 고위험 임대인 경고 시스템 등 전세사기 피해 선제예방 정책에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기술은 과거 단일 정보 기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가명 정보를 통한 개인정보 보호와 서비스 효율성의 균형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120다산콜재단은 연간 300만건 이상의 민원 상담 데이터를 가명 처리해, AI가 실시간으로 민원을 분류하고 상담 매뉴얼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음성-텍스트 변환(STT) 기반의 상담 데이터로 AI 학습 정확도를 높였으며, 민원 유형별 맞춤 응대와 상담 서비스 품질 개선 효과가 크다. AI 상담도우미의 고도화로 민원인의 불만 해소와 행정 효율성이 모두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수상작들도 생활 밀착형 데이터 분석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끌었다. NH농협은행은 금융, 통신, 신용평가 데이터를 결합한 머신러닝 모델로 시니어 고립 위험군을 선제적으로 탐지하는 체계를 구축했고, 한국전력공사·중소기업중앙회·KCB 연합팀은 소상공인 대상 비금융 정보 기반 신용평가모형을 선보였다. 이들 모형은 기존 금융이력에만 의존하던 신용평가의 사각지대를 혁신하는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기술 부문에서는 중앙대 ‘흑석동 물주먹팀’이 가명처리 안전성 및 데이터 활용 우수성을 인정받으며 비정형데이터 분야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대회 수상 사례를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이 AI 기반 공공서비스 품질 제고, 금융 취약계층 지원, 신용사각지대 해소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해외 주요국에서도 개인정보 비식별화(가명처리)와 합성데이터 생성 등 유사 사례가 늘고 있으며, 국내 정책·제도 정비와 기술 표준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AI 시대 가명정보가 서비스 혁신부터 사회문제 해결까지 활용도가 확장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 AI G3 국가로 도약하는데 가명정보가 핵심 역할을 하도록 제도적 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또한 “양질의 AI 데이터 확보를 위해 정교한 가명처리 기술 개발과 공공-민간 협력의 장 확대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가명정보 활용이 실생활 혁신과 동시에 개인정보 보호 수단으로 자리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