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ECB 기준금리 동결”…유로존, 인플레이션 안정에 금리 차 유지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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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ECB)이 10월 30일(현지시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15%로 동결하면서, 유로존과 한국·미국의 정책금리 차이가 유지됐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근접한 가운데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요 배경으로 제시됐다. 시장에서는 ECB가 단기 내 정책 변화를 유보하며 신중한 행보를 지속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CB는 이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회의를 열고 예금금리(2.00%), 기준금리(2.15%), 한계대출금리(2.40%)를 모두 동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유로존과 한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0.50%포인트로 유지됐으며,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3.75~4.00%로 조정해 미국과는 1.75~2.00%포인트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사진 / 연합뉴스

ECB는 “인플레이션이 중기 목표인 2%에 가까워졌고, 유로존 경제는 어려운 글로벌 환경에서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로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근 2.0% 안팎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ECB는 올해와 내년 각각 2.1%, 1.7%의 물가상승률을 전망했다.

 

금융시장과 투자자들은 이 같은 금리 동결이 성장둔화 우려 완화와 물가안정 자신감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최근 3분기 유로존이 0.2% 성장률을 기록하며 경기 저항력을 보인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진전, 가자지구 전쟁 휴전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가 유로존 성장의 하방 위험을 줄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반면, 글로벌 무역정책의 불확실성·유로화 강세가 인플레이션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ECB가 정책금리 인하 사이클을 마무리하고, 당분간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 설문에서 17% 전문가가 내년 말까지 최소 한 차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적하는 등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 ECB 인사들도 인플레이션 하방 리스크를 들어 추가 인하의 여지를 남겨뒀다.

 

ECB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총 8차례 금리를 인하한 뒤, 최근 세 차례 회의에서는 동결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글로벌 경기와 유로존 물가 흐름에 좌우될 전망이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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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유로존#라가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