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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순직 소방관 목소리 복원”…LG유플러스, 추모문화 이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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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음성합성 기술이 공공 추모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소방청과 공동으로 세종중앙공원에서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119 메모리얼런’을 2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마라톤 대회를 넘어, IT 기술이 접목된 디지털 추모 문화를 선도하는 사례로 산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참가자 2,300여명은 자신의 이름과 더불어 순직 소방관 한 명의 이름, 순직일을 새긴 배번표를 달고 뛰며, 추모의 뜻을 되새겼다.  

 

행사 시작 전 국민의례에서 LG유플러스의 AI 음성합성 기술이 구현한 순직 소방관의 복원된 목소리가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이 음성은 2023년 문경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수광 소방장, 2019년 독도 헬기 추락 사고로 순직한 박단비 소방교의 생전 음성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AI 기반 음성합성 기술은 대량의 목소리 데이터를 분석, 실제와 유사한 음색과 억양을 컴퓨터가 재현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사례는 사회적 약자나 국가 헌신자의 목소리를 복원해 의미 있는 사회적 메시지 전달에 활용한 첫 사례로, 기존 음성합성의 상용화(콜센터, 내비게이션 등)와 차별을 보인다.  

119명 현직 소방관의 동참 등 현장성에도 주목이 쏠렸다. 대부분이 소방을 상징하는 11.9km 코스를 선택, 고인을 기리며 완주해 실질적 공동체적 추모의 장을 형성했다. 수익금 전액은 ‘소방가족 희망나눔’ 유가족 단체에 기부된다. AI음성합성 기술 접목은 미국, 일본 등에서 시도된 사례가 드물면서 공공R&D 기술이 지역사회 문화 확산의 촉매로도 기능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회적 가치·이해관계자 협력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시되는 흐름에서, 인공지능(AI) 음성합성과 같이 산업 원천기술의 비상업적, 공공적 접목 모형은 더 주목받고 있다. 기업 단독 이벤트 중심이던 기존 CSR(사회공헌활동)과 달리, 공공기관·민간기업·유가족 단체가 협업한 점에서도 국내외 마케팅, ICT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등 IT 기술의 사회·정서적 활용이 산업 융합 영역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한다. 규제 당국 역시 향후 추모 콘텐츠 제작, 실제 인물 재현 시 AI 데이터활용의 윤리, 개인정보 보호 등 기준을 지속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산업계는 119 메모리얼런이 공공기술과 공동체 연대라는 두 축 모두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시장 및 제도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기술과 윤리, 산업과 제도 간 균형이 새로운 성장의 조건이 되고 있다.

조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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