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한올 CG 디테일 집착”…매기 강, K팝 애니로 새 시장 연다
한국적 일상 디테일이 글로벌 애니메이션 산업의 게임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매기 강 감독이 연출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는 기획 단계부터 모든 사물과 표정, 옷차림까지 3D CG로 설계, 서울의 감수성과 K팝 문화를 세밀하게 구현해낸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케데헌은 6년에 걸쳐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과 이미지웍스가 협업해 현대 서울을 입체적으로 재현하고, 26벌 이상의 주인공 의상 변형, 실존적 한국 생활상 등 의도된 디테일을 집약했다. 강 감독은 “젓가락·냅킨 등 소품 하나가 한국인을 사로잡는 진정성의 출발”이라며,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모든 것이 설계의 문제”라고 밝혔다.
기술적으로 케데헌 제작진은 실존 서울 건물의 3D 모델링, 모션 캡처·풀 애니메이션 방식, 여성 캐릭터의 표정 다변화, 신스틸러인 홀로그램 캐릭터 더피·까치 서씨의 털 움직임 시뮬레이션 등의 기술 구현에서 타 애니메이션 대비 현실감과 동적 표현력을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특히 한 땀 한 땀 CG로 만들어진 의상 변화, 걸그룹 퍼포먼스를 AI 기반 동작 분석·댄스 데이터로 반영한 점이 독창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데헌의 OST는 애니메이션 OST로서는 드물게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올라, K팝의 신시장 가능성을 입증했다. 강 감독은 “스토리를 음악보다 우선 제작 후 직접 케이팝 아이돌(트와이스 참여 등)과 공동작업해 완성도를 높였다”며, “K팝 산업과 글로벌 OTT의 협업 모델로 향후 추가 사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콘텐츠 기업, 글로벌 팬덤, 엔터테인먼트가 연계된 IP 비즈니스 방식도 확산세다.
해외에서는 디즈니, 픽사 등이 자국 문화 디테일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을 공략해 왔으나, 한류 K팝에 기초한 3D 애니메이션 스케일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일본 등 메이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도 서울 혹은 동양적 스타일을 정교하게 구현하기 위해 현지 문화 전문가 및 사회학 데이터를 반영하는 제작 방식을 도입하는 추세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뉴스쿨 사례라는 평가에 대해, 강 감독은 “현실적 여성상, 개성적 심벌, 복합적 문화 해석이 향후 글로벌 주류 시장 진입의 관건”이라고 짚었다. 3D 제작기술 고도화, 실거주 공간의 가상 재현 등 글로벌 경쟁력도 주목받는다.
정책적으로는 넷플릭스·소니픽처스의 협업처럼 창작 IP에 대한 투자·유통 구조 안착 여부, 국내외 저작권·AI 활용정책 등이 성공의 변수로 거론된다. 한국 정부도 글로벌 OTT·콘텐츠 융합 대책을 통해 창의 인재 양성·디지털 저작권 강화 등 산업 지원에 나섰다. “애니메이션 속 K팝처럼 융복합 IP의 해외 진출 성공이 쉽지는 않지만, 온라인 플랫폼 확대로 진입장벽도 낮아진 상태”라는 분석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한국 문화의 맥락을 첨단 CG·애니메이션 기술과 결합하면 글로벌 오리지널 시장에서 충분한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술·콘텐츠·산업 생태계의 균형 성장이 한류 2.0의 조건이 될 것”이라 진단한다. 산업계는 케데헌 성공이 실질적 시장 확대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