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와 퍼팅 완벽 조화”…이동은, 한국여자오픈 3R 공동 선두→첫 우승 도전
포효를 삼키며 그린을 빠져나오던 이동은의 표정엔 자신감이 깃들어 있었다. 막판 긴 거리 퍼트까지 성공시키는 집중력에 현장은 술렁였다. 세 차례의 라운드가 끝난 뒤, '장타 여왕' 이동은은 마침내 생애 첫 우승에 단 한 걸음만을 남기게 됐다.
제39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 3라운드는 14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됐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의 강자들이 대거 포진한 가운데, 이동은은 4언더파 68타를 작성하며 신인 김시현과 함께 중간합계 10언더파 206타로 공동 선두 경쟁에 올라섰다.

이동은은 지난해 데뷔와 함께 장타 3위에 자리하며 주목을 끌었고, 올해는 방신실을 제치고 장타 부문 1위로 떠오르는 저력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에서는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퍼팅감이 살아나며 우승 가능성을 크게 부풀렸다.
경기 초반 2번 홀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이동은은 흔들림 없이 7번 홀 버디로 흐름을 되찾았다. 10번 홀과 12번 홀에서 각각 4m, 1.5m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14번 홀에서는 13m S라인 퍼트를 집어넣었고, 15번 홀에서는 이글에 버금가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으로 탭인 버디를 만들었다. 장타력, 정교한 아이언 샷, 그리고 살아난 퍼팅이 적절히 어우러진 결과였다.
경기 후 이동은은 “내리막이 많은 어려운 코스 탓에 버디 기회를 자주 놓쳤지만 참을성을 갖고 기다렸다. 퍼터와 샷이 모두 잘 맞아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며 “긴 거리 퍼트가 들어가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도 평소처럼 내 플레이에만 집중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신인 김시현은 전날 데일리베스트를 기록한 상승세를 이어왔다. 3라운드에서도 버디 5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며 이동은과 함께 생애 첫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김시현은 “긴장감이 컸지만 라운드를 치르며 점차 페이스를 찾았다. 17번 홀 보기만큼은 아쉬웠지만 마지막 파 세이브로 만족한다. 남은 라운드도 나를 믿고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해 챔피언 노승희는 4타를 줄여 공동 3위로 올라서며 21년 만의 대회 2연패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지영 역시 3언더파로 공동 3위를 기록, 경쟁 구도를 예고했다. 시즌 3승과 상금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예원, 통산 20승에 도전하는 박민지 등 KLPGA 주요 스타들도 후반 라운드 반전을 노리며 긴장감을 더했다.
한국여자오픈에서는 최근 11년간 신인 선수의 우승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이동은과 김시현의 신인 투톱 경쟁이 새로운 변화를 예고한다. 정상을 향한 도전의 파동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기나긴 라운드의 끝에서 스윙 하나, 퍼팅 한 타가 가져다줄 운명의 무게를 누구보다 깊이 느끼는 선수들. 뜨거운 숨결과 정직한 흔적이 깃든 그린 위, 마지막 메이저 라운드의 이야기는 15일, 한국여자오픈 최종일에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