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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비밀, 100만 치매 돌파선”…알츠하이머 가족 깊이 파고든 혁신→치열한 내일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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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 비밀, 100만 치매 돌파선”…알츠하이머 가족 깊이 파고든 혁신→치열한 내일 물음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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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실에 번지는 가족의 미소도, 기억 저편에 남은 이름도 한순간 흐릿해진다. ‘생로병사의 비밀’은 치매 환자가 100만 명을 넘어선 시대, 낡은 인식과 절망을 넘어 미래를 향해 발돋움하는 의료진과 가족, 연구진의 용기 있는 전진을 담았다. 여러 번 반복된 일상 속 낯섦과 아픔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치매는 그 자체로 삶의 무게를 묻는다. 그리고 사랑과 연민, 희망은 그렇게 또 한 번 눈부신 결기를 일으켰다.

 

치매의 현장에서는 근본적 변화의 기운이 돌고 있다. 최근 국내 첫 처방이 시작된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카네맙이 대표적이다. 이 약물은 병의 뿌리에 다가가, 뇌에 쌓이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직접 제거함으로써 치매 진행을 늦춘다. 경도인지장애를 진단 받은 김정숙 씨가 레카네맙을 투여받으며 치매 치료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물론 장기적 효과와 부작용 검증은 앞으로 남은 과제지만, 기존보다 앞선 치료법의 등장은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한 줄기 빛을 전하고 있다.

치매 100만 시대의 도전…‘생로병사의 비밀’ 2025 치매보고서, 치료 혁신과 예측→새 희망 열다 / KBS
치매 100만 시대의 도전…‘생로병사의 비밀’ 2025 치매보고서, 치료 혁신과 예측→새 희망 열다 / KBS

한편 치매는 뇌의 문제에 머물지 않는다. 12년째 어머니를 돌보는 백지선 씨의 경험처럼, 장 건강이 악화될 때마다 치매 증상도 악화되는 일이 반복되는 사례가 꾸준히 보고된다. 건강한 사람과 치매 환자의 배변 상태와 장내 미생물 분포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연구를 통해, 뇌와 장의 유기적 연결성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제 치매학회에서 발표된 가이 브라운 교수의 ‘내독소 이론’은 장내 미생물이 내뿜는 물질이 뇌 염증을 촉발하고 결국 알츠하이머형 치매로 이어진다는 새로운 관점을 던졌다.

 

이제 치매는 개인의 운명이 아니라 사회와 과학의 공동 과제가 되고 있다. 광주 지역에서는 조선대학교와 전남대학교, 지역 치매예방관리센터가 손잡아 약 22,000여 명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20년에 걸친 치매 코호트 조사를 진행한다. 이 연구는 100만 건이 넘는 생체 샘플 데이터를 바탕으로, 치매의 발병 경로와 위험 인자를 꼼꼼히 추적하고 있다. 특히 APOE ε4 유전자가 치매 위험을 수십 배 끌어올린다는 관찰은, 무증상 단계에서의 조기 진단과 예측에 현실적 길을 열어주고 있다.

 

‘생로병사의 비밀’이 그려낸 치매의 오늘은 더이상 막연한 불안과 두려움의 언어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치매는 각 가정의 커다란 과제이지만, 건강한 내일을 희망하는 사회 모두의 문제라는 점에서 연대와 혁신의 메시지는 깊은 파문을 남긴다. 이들의 선명한 발자국은 5월 28일 수요일 밤 10시 KBS1에서 방송될 ‘생로병사의 비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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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로병사의비밀#치매#알츠하이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