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거래량 100배 폭증한 KCTC…PER 4배 저평가에 물류 테마까지 겹쳤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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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TC 주가가 저평가 가치주에 대한 매수세와 부산항 신항 등 물류 인프라 모멘텀이 겹치며 11일 장중 18를 웃도는 급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거래량이 전일 대비 100배 가까이 폭증한 가운데, 낮은 밸류에이션이 부각되며 오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는 모습이다. 물류 인프라 확대 기대감과 가치주 선호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린 형국이다.

 

11일 목요일 오후 2시 53분 기준 KCTC는 전일보다 1,000원 오른 6,400원에 거래 중이다. 시가는 5,420원에서 출발했으나 장중 매수세가 몰리며 고가 6,890원을 터치한 뒤 상승분을 상당 부분 유지하고 있다. 전일 약 16만 주에 그쳤던 거래량은 이날 1,418만 주를 넘기며 폭발적인 수급 에너지를 분출했다. 기술적으로는 장기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하는 골든크로스가 발생했고, 지난달 5,000원 초반대에서 횡보하던 주가는 하루 만에 6,000원 중반대로 수직 상승하며 추세 전환을 예고하는 분위기다.

[분석] PER 4배는 너무 싸다… KCTC, 거래량 100배 폭증으로 재평가 시동 (제공:AI제작)
[분석] PER 4배는 너무 싸다… KCTC, 거래량 100배 폭증으로 재평가 시동 (제공:AI제작)

이번 랠리의 핵심 배경으로는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에서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움직임과 물류 테마 순환매가 꼽힌다. KCTC의 PER은 약 4.57배, PBR은 0.4배 수준에 그쳐 자산 가치와 이익 규모 대비 주가가 현저히 낮게 형성돼 있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에서 안정적인 실적을 보유한 저PBR 종목으로 수급이 몰리는 흐름이 이어진 가운데, 부산항 신항 양곡부두 민간투자사업 등 굵직한 인프라 이슈가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수급 측면에서도 변곡점이 감지되고 있다. 외국인 보유율은 11월 초 3.2 수준에서 12월 10일 4.4까지 완만한 증가세를 보여 왔다. 이날 거래량이 상장주식수 3,000만 주의 절반에 육박하는 1,400만 주 이상으로 치솟으면서 대규모 손바뀜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 박스권에 지친 매도 물량을 새로운 매수 주체가 흡수하는 양상으로,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동시에 추가 상승 여력을 키우는 매물 소화 과정으로 해석된다. 매수 상위 창구에 개인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이 포진해 개인 투자자 중심의 치열한 매매 공방도 이어지고 있다.

 

KCTC의 시가총액은 약 1,920억 원으로 코스피 물류 업종 내 중소형주에 속한다. 현대글로비스와 CJ대한통운이 각각 약 13조 원, 2조 원 안팎의 시가총액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규모는 작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에서는 우위를 점하는 모양새다. 업종 평균 PER이 약 9.7배인 점을 고려할 때 KCTC의 4배대 PER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유통 주식 물량이 특별히 적지는 않지만, 이날과 같은 거래량 급증은 시장의 관심이 단기에 집중됐다는 방증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ROE가 9.06 수준으로 현대글로비스 15.16에 비해 낮아 수익성 개선은 향후 과제로 남는다.

 

재무 구조와 밸류에이션은 KCTC가 시장에서 주목받는 핵심 요인이다. 매출액은 2021년 6,947억 원에서 2024년 8,821억 원으로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고, 영업이익은 300억 원 후반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약 149로 다소 높은 편이지만 자산집약적 물류 장치 산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유보율은 1,800를 상회해 재무적 체력도 탄탄하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PBR 0.4는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는 구간으로 여겨지는 만큼, 상장주식수 3,000만 주와 시가총액 1,920억 원 수준을 고려하면 실적 개선이 동반될 때 밸류에이션 리레이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돼 있다.

 

사업 구조 측면에서 KCTC는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 항만 하역, 운송, 보관 등 수출입 물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 물류 기업이다. 매출의 약 60가 운송 부문에서 발생하며, 최근 주가는 쿠팡 물류 협력 이슈, 북극항로 개척, 부산항 신항 개발 등 정책 이슈와 연동되는 흐름을 보여 왔다. 정부가 추진 중인 물류 인프라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정책은 중장기 성장 스토리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이 낮다는 평가와 ESG 등급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 왔고, 이런 요소들이 밸류에이션 할인 요인으로 반영돼 온 점은 부담이다. 이날 급등은 펀더멘털과 수급이 거버넌스 우려를 덮는 흐름으로 읽힌다.

 

테마 측면에서 KCTC는 전형적인 물류 및 SOC 관련주로 분류된다. 연말을 앞두고 배당과 가치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동안 소외됐던 자산주 성격의 종목들이 재조명되는 흐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한편 동명의 군사 훈련 KCTC 관련 뉴스가 간헐적으로 노출되면서 투자 혼선이 빚어지기도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주가와 무관한 노이즈로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승을 실적 기반의 저평가 매력과 물류 인프라 확장 기대가 결합한 결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동일 업종 내 세방, 한진 등과 비교할 때 KCTC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 메리트다. PER과 PBR이 업계 최저 수준에 속해 하락장 국면에서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란 기대가 형성된다. 반면 영업이익률이 4 수준에 머무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물류업 특성상 마진율이 박한 구조인 만큼, 자동화 설비 도입과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이익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 레벨업 가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향후 주가 전략과 관련해 단기적으로는 6,000원선 지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급등으로 6,000원 중반대 안착에 성공할 경우 다음 저항선으로 거론되는 7,000원선 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수급 흐름이 살아 있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눌림목 구간에서 매수 전략을 고려하는 시각도 있다. 다만 중기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물동량 감소와 국제 유가 변동성이 리스크 요인으로 거론된다. 5,800원선이 무너질 경우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단기 급등 이후 동반되는 변동성 확대에 주의를 당부한다. 특별한 공시 없이 수급만으로 주가가 상한가에 근접할 정도로 급등할 경우, 후속 매수세가 부족하면 긴 윗꼬리를 남기고 되밀리는 패턴이 반복될 수 있어서다. 일평균 거래량이 많지 않은 종목 특성상 추격 매수 시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호가 공백도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뒤따른다. 낮은 지배구조 투명성은 중장기 투자자에게 여전히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남아 있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밸류에이션 매력과 구조적 리스크를 함께 감안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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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tc#부산항신항#저평가가치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