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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의 순간”…브라크스테이누스, 아스널 위민→18년 만의 유럽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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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골의 순간”…브라크스테이누스, 아스널 위민→18년 만의 유럽 정상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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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하게 감도는 리스본 밤공기 속, 단 한 번의 기회가 아스널 위민의 오랜 갈망을 바꿔놓았다. 숙명의 결승전에서 스티나 브라크스테이누스가 침착하게 그물을 갈랐을 때, 트로피의 주인이 18년 만에 다시 결정됐다. 응원의 함성이 그라운드를 진동시켰고, 피를 토하는 수비 속에 서려 있던 승자의 눈물은 밤하늘을 타고 번져갔다.

 

2024-2025 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아스널 위민은 바르셀로나 페메니를 1-0으로 눌렀다. 이날 경기에서 바르셀로나는 경기를 주도하며 점유율 67.8%, 슈팅 20개의 공세를 이어갔다. 아스널은 수비진과 골키퍼의 온몸을 던진 선방으로 버텨내며, 경기 내내 위기를 연달아 넘겼다. 전반 22분 오프사이드로 무산된 득점, 후반 4분 클라우디아 피나의 골대 강타는 아스널 베테랑들의 집중력 앞에서 무의미해졌다.

“우승 결승골 작렬”…브라크스테이누스, 아스널 위민→UWCL 18년 만에 정상 탈환 / 연합뉴스
“우승 결승골 작렬”…브라크스테이누스, 아스널 위민→UWCL 18년 만에 정상 탈환 / 연합뉴스

후반 29분, 스티나 브라크스테이누스가 베스 미드의 침투 패스를 이어받아 오른발 결승 득점을 완성했다. 한순간의 공간, 한 번의 패스, 침착한 슈팅이 역사의 방향을 바꿨다. 이후 아스널은 바르셀로나의 거센 막판 공세도 육탄 방어로 막아섰다. 집중력이 빚어낸 단단한 벽을 끝까지 유지했다.

 

감독은 경기가 끝난 직후 “모든 선수가 하나로 뭉쳐 역사를 썼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자신을 믿은 팀이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SNS에는 잉글랜드 여자 축구의 자존심이 되살아났다는 격려가 넘쳐흘렀고, 현지 언론과 팬들은 18년 만의 기적을 축복했다.

 

아스널 위민은 이로써 2006-2007시즌 이후 두 번째 차지한 UWCL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시즌 내 잉글랜드 여자 슈퍼리그에서도 결전을 이어가는 아스널이, 다시 한 번 여자 클럽축구 강국의 위상을 증명할지 이목이 쏠린다.

 

마지막 휘슬이 울린 뒤 그라운드 위엔 넘치는 기쁨과 벅찬 눈물이 섞였다. 카메라는 응원 속에 버텨온 손끝, 승부의 긴장에 떨던 표정, 트로피를 안고 어깨를 감싼 순간을 오래 담았다. 포르투갈의 밤을 밝힌 이 장면은 5월 25일, 유럽 여자축구의 새 기록으로 아스널 위민의 이름을 남겼다.

정하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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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크스테이누스#아스널위민#바르셀로나페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