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2% 급등”…흥구석유, 중동 위기 타고 외국인 매도에도 투자 심리 고조
초여름의 기운 아래에서 흥구석유(024060)가 이례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6월 16일 오전 10시 57분, 흥구석유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8.92%, 3,020원 오르며 18,980원을 기록했다. 이는 장 초반 19,330원에서 출발한 뒤 한때 2만 원에 바짝 다가선 수치로, 투자자들의 시선은 연이은 급등의 현장에 쏠리고 있다.
활발히 오가는 거래 역시 눈길을 끈다. 이날 흥구석유의 거래량은 424만 주, 거래대금은 817억 원에 이르며,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세의 흐름이 한층 깊어지는 모양새다. 13일에는 29.97%라는 두 자릿수 급등세가 펼쳐지며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이번 주가 상승의 배경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가 자리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무력 충돌로 촉발된 국제 유가 급등세가 정유 및 석유 관련 종목 전체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리스크의 그늘 아래 원유와 정제 사업의 가격 변동성에 기민하게 반응하며, 흥구석유에도 단기 수급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실적 지표는 이 흐름과는 다소 엇갈린 결을 보인다. 2025년 1분기 흥구석유의 영업이익은 -2억 원으로 적자로 전환됐고, 당기순이익 역시 2억 원에 머물렀다. 연간 성장세마저 둔화돼 있음에도, 이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투자 심리와 외부 변수에 주가가 예민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당순이익(EPS)은 44원에 그치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3.51배다.
흥구석유의 시가총액은 2,847억 원으로 코스닥 271위에 자리한다. 특이하게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일 매도 우위를 보이며, 이날 기준 외국인 보유 주식은 0%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개인과 기관 중심의 자금이 흐름을 뒤바꿔 놓고 있다.
벼랑 끝에 선 정세, 그리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은 오늘도 흥구석유 주가에 거친 파도를 남긴다.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불안이라는 변수는 앞으로도 정유주 전반의 변동성을 부채질할 전망이다. 투자자들에겐 대외 여건에 대한 신중한 관찰과 더불어, 실적 개선에 대한 냉정한 시선이 요구된다. 오는 주 중 발표될 국제 에너지 관련 지표와 중동 정세 변화가 향후 주가 흐름의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