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CDMO 체제로”…삼성바이오로직스, 인적 분할 마무리 바이오 생산 패러다임 변화 주목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적 분할을 공식 마무리하며 순수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자로 거듭났다. 투자 및 자회사 관리 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한 ‘삼성에피스홀딩스’는 별도 법인으로 출범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본연의 CDMO 역할에 집중하는 전략을 확정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전문 역량 강화와 글로벌 시장 지배력 확대에 집중하기 위한 체질 개선으로, 업계는 바이오 생산부문의 새 경쟁 질서가 열릴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일 인적분할을 마치고, 이사회 결의와 함께 분할등기 등 후속 절차를 안내했다. 임시 주주총회 당시 인적분할안이 99.9%의 압도적 찬성률로 승인될 만큼 주주의 신뢰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이번 분할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영위하는 바이오시밀러(복제의약품) 사업이 일부 고객사와 잠재적 경쟁 관계에 있었던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결정이다. 그동안 물리적·운영적으로 방화벽을 구축해왔지만, 시장에서는 순수 CDMO 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컸다.

CDMO는 위탁의약품을 개발(Develop) 및 생산(Manufacture)하는 전문 산업으로, 고도의 맞춤화·대량생산 역량이 필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분할로부터 ‘생산 능력·포트폴리오·글로벌 거점’ 3대 성장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2032년까지 송도 제2바이오캠퍼스 내 추가 5~8공장을 완공하면, 최대 132만4000리터의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 생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히 다양한 치료 모달리티(제형·기전)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며 고객 선택 폭을 넓힐 계획이다.
주요 글로벌 빅파마 20곳 중 17곳을 이미 고객사로 확보한 점도 주목받는다. 일본 등 아시아 시장 추가 진출과 함께 40곳 이상 글로벌 제약회사로 고객군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바이오CDMO 시장에서 대한민국 대표주자다운 입지를 고도화하는 행보다.
한편, 미국·유럽 등에서도 바이오의약품 생산과 개발 영역의 전문화가 가속되는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이번 인적분할은 글로벌 경쟁 구도 속에서 국제 거래 안정성과 신뢰도를 강화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금번 분할은 현재 일시 거래정지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이 24일 재상장되는 절차로 매듭지어진다.
존 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순수 CDMO 정체성을 명확히 하며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 도약을 노릴 것”이라며, CDMO 비즈니스의 독립성과 투명성이 국제적 기준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는 이번 인적분할이 실질적으로 시장 확대와 이해상충 해소에 기여할지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