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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4배 속도, 10배 민감”…생명연-성대, 플라즈모닉 진단기술 상용화 → DNA 진단시장 판도 변화
IT/바이오

“PCR 4배 속도, 10배 민감”…생명연-성대, 플라즈모닉 진단기술 상용화 → DNA 진단시장 판도 변화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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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 검사의 4배 속도와 10배 이상의 민감도를 자랑하는 차세대 유전자 진단 플랫폼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상용화 단계를 밟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고경철 박사와 성균관대 권오석 교수 공동연구팀이 선보인 ‘플라즈모닉 광열 기반 디지털 PCR’ 기술은, 빛을 열로 바꾸는 플라즈모닉 소자를 적용해 치주질환 등 각종 감염성 질환, 암, 식중독 등 폭넓은 질환의 현장 진단 효율을 대폭 끌어올릴 잠재력이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기술이 디지털 체외진단 경쟁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해당 플랫폼은 나노미터 두께의 금(Au) 나노필름 위에 OPE(oligo(phenylene-ethynylene)) 고분자 화합물을 코팅한 독자적인 플라즈모닉 구조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선택적 파장의 빛을 빠르게 열로 전환, 온도 변화에 의존하는 유전자 증폭 과정 전 단계를 신속하게 단축했다. 실험 결과, 주요 질환 원인균의 유전자 분석을 기존 PCR의 4분의 1 수준인 14분 만에 끝내고, 나아가 9분 내 고해상도 형광스캔으로 결과 판독까지 완료했다. 최소량의 유전자도 이전보다 10배 정확하게 탐지하는 등, 기존 고가·대형 PCR 장비로는 불가능했던 신속·정밀 진단이 가능해졌다.

특히 디지털 PCR(dPCR) 방식을 플라즈모닉 소재와 결합해 기존 온도순환(thermocycling) 방식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시간 PCR이 갖는 온도 제어·장비 크기·비용 부담 등의 문제를 나노소재 기반 열제어로 해결함으로써 이동형 현장 진단, 감염병 조기 대응 등에 실질적 변화를 예고한다.

 

플랫폼 기술의 진화는 의료·제약 시장 전반에 신호탄이 되고 있다. 감염병, 암, 식중독, 치주질환 등 DNA 기반 진단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정확도·속도·비용 측면의 개선이 동시에 기대되는 것이다. 병원은 물론, 현장 대응이 필요한 방역, 산업체, 식품안전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장될 수 있다.

 

글로벌 진단장비 시장에서는 미국, 일본, 유럽 업체들이 빠른 고감도 PCR 기술 상용화에 앞서고 있으나, 이번 국내 기술은 플라즈모닉 소재를 기반으로 한 초고속 디지털 PCR 구현 측면에서 명확한 기술적 차별점을 보여준다. 이미 관련 연구성과는 학술지 ‘ACS NANO’에 게재됐고, 민간기업에 이전돼 사업화도 추진 중이다.

 

의료 인허가와 규제 측면에서는, 디지털 PCR 및 나노소재 기반 진단기기의 임상 및 식약처 인증 절차가 향후 상용화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관련 데이터 품질과 실사용(Real World Data) 기반의 안전성·정확성 검증이 병행돼야 하며, 의료현장 중심의 평가체계 강화도 논의되고 있다.

 

권오석 성균관대 교수는 "이번 플랫폼 기술을 통한 신속·정밀 진단으로 환자의 조기치료와 부담 경감이 기대된다"고 언급했다. 고경철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센터장은 "디지털 전임상 및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 신약개발의 예측률까지 높이고자 하는 중장기 목표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산업계에서는 초고속·고정밀 현장 진단 플랫폼이 실제 시장에 안착하면서 DNA 기반 바이오 진단시장의 경쟁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기술과 임상, 제도의 선순환 조정이 신규 진단기술의 성공적 안착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관측된다.

윤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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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플라즈모닉진단#디지털pc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