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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온천과 서원”…영천에서 만나는 느린 하루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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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하늘 아래 온천과 서원”…영천에서 만나는 느린 하루의 여유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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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흐린 날씨에도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졌다. 예전엔 햇살 좋은 날만을 기다렸지만, 지금은 구름 낀 하늘 아래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여정도 사랑받는 일상이 됐다.

 

영천 도심은 오늘(11일) 오후 기준으로 구름이 짙다. 체감온도 28.9도, 습도는 56%. 꽤 쾌적한 편인데도, 하늘이 흐리니 자연스레 실내 체험이나 온천의 매력이 더 커진다. 남녀노소가 함께 찾는 광천온천랜드에는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고 한숨을 돌리는 여행자들이 무심코 모인다. 실내 공간 덕분에 비 예보에도 걱정 없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임고서원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임고서원

영천목재문화체험관에서의 목공예 체험도 인기다. 나무 냄새와 손끝에 닿는 따스함, 가족과 직접 만들어내는 소박한 작품이 여행의 추억을 더한다. SNS에는 아이와 함께 나무 장난감에 이름을 새긴 사진이 연일 올라온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실내 체험형 명소의 이용률이 우천 시 20% 이상 증가했다. “아무리 비가 내려도, 여행의 일상을 포기하진 않는다”는 대목이다.

 

역사와 전통을 찾는 흐름도 강해졌다. 임고서원처럼 고즈넉한 서원에서는 조선 시대의 학문 정신을 느끼며, 사방을 감싸는 자연을 천천히 걷는다. 또 하나의 명소, 화랑설화마을에서는 전설을 주제로 한 전시와 체험 공간이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 특히 각광 받는다.

 

전문가들은 “흐린 날에는 여행 본연의 느림과 고요를 더 깊이 경험한다”고 말한다. 트렌드 칼럼니스트 유진서 씨는 “날씨에 순응하는 여행법이 더 중요한 시대”라 표현했다. 바쁜 일정 대신 쉬엄쉬엄 온천과 체험, 그리고 자연 산책을 곁들이는 선택이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반응도 비슷하다. “비 온다고 집에만 있던 예전과는 달라졌다”, “흐린 날에 온천이나 산책하면 오히려 마음이 맑아진다”는 댓글이 줄을 잇는다. 여행을 멈추기보다, 오히려 일상에서 찾기 힘든 여유를 즐기려는 분위기다.

 

이번 주 영천 하늘에는 비 예보가 이어진다. 흐린 날엔 실내 체험과 온천, 오후엔 서원과 사찰의 산책.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온천, 체험, 전통이 어우러진 느린 하루가, 누구에게나 더 자연스러운 쉼의 방식이 돼가고 있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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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광천온천랜드#임고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