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DT 결제 비중 70% 돌파”…스테이블코인, 실물경제 진출 확대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시장 점유율 구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2025년 5월 기준 비트페이 등 글로벌 결제 플랫폼에서는 최근 USDC 점유율 하락과 함께 테더(USDT)의 실사용 확장세가 두드러지며, 암호화폐 기반 결제 환경이 실질적 변화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투자 패턴 변화와 디지털 신뢰 논의가 현실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앞으로 기업과 금융권은 물론, 일상 생활 속에서 디지털 자산의 효용과 규제 필요성이 맞물리는 새로운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3일 관련 업계와 비트페이에 따르면, 지난해 85%였던 USDC의 플랫폼 결제 점유율이 올해 5월 56%까지 내려앉은 반면, USDT는 같은 기간 43%로 상승했다. 특히 올해 3월 이후 USDT 결제 비중이 70%를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실사용 중심 코인으로 부상했다는 평가다. 결제액 총합 기준에서도 USDT가 USDC를 추월했다. 비트페이 관계자는 “테더의 실용성과 글로벌 이동성을 고려한 사용자 선택이 늘면서, 가치저장 수단이라는 전통적 인식을 넘어 결제·상거래 수단으로 자리매김 중”이라고 진단했다.

이 같은 흐름은 결제 시장뿐만 아니라 실물경제의 다양한 분야로 파급되고 있다. 패션기업 형지글로벌은 올 3월 유상증자, 4월 브랜드명 변경 등 그룹 전반 구조조정과 더불어 자체 스테이블코인 결제 플랫폼 '형지페이'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2,000곳 유통망, 600만 고객 네트워크에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를 결합해, 상거래 실물 수단으로의 확장성을 높이고 있다. IT, 게임, 부품기업 등도 디지털 자산 특허 출원 등 실사용 기반 경쟁에 가세했다.
금융권의 대응도 잇따랐다. 신한카드는 스테이블코인 상표권 출원에 나서며 기존 금융권의 디지털 자산 시장 진입 신호를 보냈다. 카카오페이, LG CNS, 삼성SDS 등과 더불어 토스뱅크,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도 관련 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는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송금, 포인트, 유통 등 일상 경제 각 영역을 빠르게 파고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장의 기대감과 달리 투자환경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7월 발표 기준 형지글로벌, 딥마인드 등 일부 중소·신생기업 관련 스테이블코인 이슈로 당일 주가가 상한가와 급락을 반복하는 등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미비, 자금세탁 위험, 자본 유출 우려 등 금융 리스크 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선결 과제”라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도 1일 유럽 정책토론회에서 “규제 없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자본 유출입 규제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증권가 역시 명확한 제도 논의의 필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한편 금 기반 스테이블코인, 실물 연계자산(RWA) 등 새로운 개념의 출현도 주목된다. 한컴위드는 아로와나허브와 협력해 금 1:1 연동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를 본격화, 실물자산 결제 시장 진입에 집중하고 있다. 해당 코인은 이미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돼 글로벌 유동성 확대를 꾀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이제 단순 가상통화를 넘어 실결제와 재화 교환, 글로벌 자산 이동의 매개체로 부상했다고 입을 모은다. 전통 결제·금융 시스템에 도전하는 동시에, 금융·기술 신뢰 논의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정책과 업계 모두의 선제적 대응 노력이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향후 시장은 규제 프레임 구축,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 기술 신뢰성 강화가 동시에 요구될 전망이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새로운 경계선 그리기’를 둘러싼 정책과 업계의 움직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