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165km 삼진 완성”…스쿠벌, 완봉승 매덕스→ML 선발 최고 구속
묵직한 긴장감이 구장을 감쌌다. 9회 2아웃, 마지막 타자를 바라보는 스쿠벌의 눈빛엔 견고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 총 94개의 공, 끝내 남은 한 구는 165㎞를 가르며 포수 미트를 세차게 울렸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코메리카파크에서 펼쳐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경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맞대결에서 태릭 스쿠벌이 생애 첫 완봉승을 신고하며 야구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날 스쿠벌은 9이닝 동안 안타 두 개만을 허용하며 단 하나의 실점도 내주지 않았다. 13개의 삼진과 1개의 볼넷, 흔들림 없는 컨트롤은 클리블랜드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디트로이트는 스쿠벌의 호투에 힘입어 5대0으로 승리했고, 스쿠벌은 데뷔 117경기 만에 값진 완봉을 완성했다.
94개의 공만을 던져 치른 완봉은 이번 시즌 두 번째 ‘매덕스’ 기록으로 팬들에게 더욱 특별하게 각인됐다. 매 순간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던 스쿠벌이 가장 빛난 장면은 9회 2아웃, 마지막 타석이었다. 볼카운트 1볼 1스트라이크에서 최대 구속 102.6마일, 시속 165.1㎞를 찍은 강속구로 가브리엘 아리아스를 삼진 처리하며 역사의 한 장을 썼다. 2008년 공식 측정 이래 메이저리그 선발 투수 가운데 역대 최고 구속이라는 점도 의미를 더했다.
경기 직후 스쿠벌은 “모든 것은 수비와 타선의 힘 덕분”이라며 동료들의 헌신에 감사를 전했다. 완봉의 마지막 순간, 포수 미트에 닿은 공의 소리는 평소보다 더 울림이 컸다고 회상했다. 현지 팬들 역시 “에이스의 날”, “역사적 밤”이라며 SNS에서 연신 찬사를 보냈다.
디트로이트는 이날 승리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스쿠벌은 올 시즌 11경기 등판에서 5승 2패, 평균자책점 2.49, 탈삼진 92개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에이스의 조건을 증명하고 있다. 그의 순항 속에서 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갈 동력을 확보했다.
비바람 쓸고 지난 저녁, 구장을 채운 9회의 무게는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오는 환희와 닮아 있었다. 거침없는 구위와 동료애가 깃든 한밤이었다. 디트로이트의 다음 연속 홈경기 스케줄은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을 예고한다. 경기는 5월 26일 저녁, 미국 현지 야구팬들의 이목 속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