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트로피 품고”…마크 게히, 계약 만료 앞 영입전→프리미어리그 판도 요동
잔뜩 젖은 잔디 위에서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마크 게히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복합적이었다. 크리스털 팰리스 역사상 첫 트로피의 감격과, 가까워진 이별의 조짐이 번갈아 카메라에 담겼다. 계약 종료를 앞두고 이적 시장에 이름을 올린 주장은 선수단과 팬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2021년 첼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로 건너온 뒤, 마크 게히는 올여름 이적을 공식화하기에 이르렀다. 게히의 현 계약은 내년 6월 18일 종료를 앞두고 있어, 구단과 팬들은 이적 협상이 임박했음을 예감하고 있다. 팀의 스티브 패리시 회장은 영국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구단과 협상할 방침”임을 직접 밝혀,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이적 전쟁을 예고했다.

주장 완장과 함께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게히는, 10일 커뮤니티실드 우승까지 더하며 크리스털 팰리스 창단 120년의 새 역사를 썼다. 수비진의 안정감과 리더십으로 평가받으며, 뉴캐슬·토트넘·리버풀 등 프리미어리그의 쟁쟁한 팀들을 이적 후보다로 끌어들였다. 지난해 뉴캐슬이 5천만파운드, 올해 초 토트넘이 7천만파운드를 각각 제의했으나, 모두 구단 측의 거절로 성사되지 못했다. 리버풀 또한 최근 게히 영입에 뜻을 두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단이 원하는 4천만파운드에 접근을 주저하는 모양새다.
구단의 내부 사정 또한 이적에 영향을 미쳤다. 패리시 회장은 “지난 여름에는 요아킴 안데르센의 이적으로 다수 중복 이적을 피했으며, 1월에도 여건이 맞지 않았다”며, “합당한 제안이 오면 이번 달 안에 이적을 허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게히가 연내 새로운 팀과 계약을 맺을 경우 크리스털 팰리스는 이적료를 확보할 수 있으나, 내년 계약 만료 시 무상 이적이 불가피하다.
FA컵과 커뮤니티실드에서 이름값을 올린 게히의 다음 행선지는 프리미어리그 올여름 이적 시장의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크리스털 팰리스는 올여름 시장 내 게히의 이적 협상을 집중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패리시 회장은 “합리적인 제안이 들어오면 기꺼이 협상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뜨거웠던 우승의 밤, 선수와 팬은 팀과 함께했던 게히의 마지막 모습을 조용히 응시하고 있다. 꾸준한 헌신과 리더십으로 팀을 이끌었던 그는 곧 또 다른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준비를 하고 있다. 크리스털 팰리스가 정든 주장과의 이별을 어떤 방식으로 기록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게히의 행보는 프리미어리그 여름 이적시장의 가장 주목받는 장면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