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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강속구에 숨 멎은 순간”…오타니, 다저스 복귀 연기→로버츠 신중 속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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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강속구에 숨 멎은 순간”…오타니, 다저스 복귀 연기→로버츠 신중 속 기다림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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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에 달하는 빠른 직구는 뉴욕 시티필드의 공기를 잠시 멈췄다. 마침내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 쇼헤이는 한 구 한 구에 모든 기대와 부담을 실어 보였다. 그러나 그를 기다리던 팬들의 열망과는 달리, 다저스의 복귀 시계는 다시 천천히 돌아가기 시작했다.

 

27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구단 공식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타니 쇼헤이의 투수 복귀 일정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올스타 휴식기 이전에는 오타니의 마운드 등판 계획이 없다”며 그동안 쏟아진 조기 복귀설에 확실한 선을 그었다. 최근 오타니는 뉴욕 메츠와의 경기 전 실전 타자를 상대로 22개의 공을 던지며 라이브 피칭을 진행했으나, 복귀 시기는 결국 미뤄지는 쪽으로 무게가 실렸다.

“156㎞ 라이브피칭”…오타니, 다저스 조기 복귀설→로버츠 감독 ‘올스타 전 투수등판 배제’ / 연합뉴스
“156㎞ 라이브피칭”…오타니, 다저스 조기 복귀설→로버츠 감독 ‘올스타 전 투수등판 배제’ / 연합뉴스

이번 피칭에서 오타니는 최고 156㎞의 직구를 뿌렸고,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부상 이후 첫 실전 감각을 점검했다. 그는 2023년 8월 24일 신시내티전에서 팔을 다친 뒤, 무려 641일 만에 타자를 상대한 것으로 기록됐다. 그날 경기에서는 1⅓이닝만에 마운드를 내려와 힘겨운 재활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어 9월에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모든 구단과 팬들의 우려 속에 다시 한 번 인내를 배워야 했다.

 

다저스는 올봄만 해도 오타니가 5월 중 복귀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그러나 블레이크 스넬, 타일러 글래스노우, 사사키 로키 등 주전 선발들이 줄줄이 부상을 당한 가운데, 팀 투수진은 무려 14명이 이탈하는 극심한 전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무리해서 투수로 돌아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선수 본연의 가치, 즉 타격에 더 집중하게 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올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오타니 쇼헤이는 타석에서 그 의미를 증명했다. 홈런 54개, 도루 59개라는 역대급 수치로 MLB 사상 첫 ‘50홈런-50도루’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내셔널리그 MVP까지 품에 안았다. 이번 시즌에도 타율 0.295, OPS 1.025, 홈런 18개를 기록하며, 부상 공백마저 긴장감으로 바꾸는 존재감이다.

 

다저스 구단 역시 앤드루 프리드먼 야구 부문 사장을 통해 “오타니가 확실히 건강한 상태가 되기 전까지는 투구 강도를 올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투수 오타니의 모습은 적어도 7월 올스타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구단은 선수 보호와 장기적 성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조심스러운 복귀와 지속적인 관리가 반복되는 와중에도, 오타니가 마운드 위에 설 순간을 위해 모두는 숨을 고르고 있다.

 

필드 곁 팬들은 환호 대신 묵묵한 시선과 기다림으로 마음을 전했다. 다저스의 여름, 그리고 오타니 쇼헤이의 두 번째 시작을 꿈꾸는 이 시간은 침묵 속에서도 오래도록 울림을 남기고 있다. 오타니의 분투와 팀의 성장은 향후 MLB 후반기에 의미 있는 물결을 일으킬 전망이다. 이 기록은 2025년 여름, 다저스의 역사와 함께 천천히 써내려가고 있다.

신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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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쇼헤이#다저스#로버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