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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 한밤 맨발 울음에 멈췄다”…‘옥탑방의 문제아들’ 인생 전환→상담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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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 한밤 맨발 울음에 멈췄다”…‘옥탑방의 문제아들’ 인생 전환→상담가 된 사연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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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소복이 내린 눈길을 맨발로 헤매던 80대 여성, 그녀의 절박함은 이호선 앞에서 울음으로 쏟아졌다.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 이호선은 오랜 시간 마음 한 켠을 짓누르던 사연을 처음 꺼내놓았다. 한겨울 새벽, 2km 넘는 거리를 걸어 이호선의 가족을 찾아온 노 부부의 사정은 단순한 갈등이 아니었다. 남편의 반복되는 폭력과 매일같이 강요되는 부부관계, 그리고 참다못해 문을 열고 뛰쳐나올 수밖에 없던 아내의 마지막 용기가 깊은 새벽 풍경에 묻어났다.

 

맑고 밝던 방송의 분위기는 이호선의 고백이 더해지며 점차 묵직해졌다. 당시 80대 부부였지만, 여전히 외면할 수 없는 성 문제와 삶의 무게, 그 속에서 여성은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하는 외로움을 품고 살아왔다. 그간 노년의 성적 고통이 이야기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기에, 이호선 역시 “노인에게도 성 문제가 존재할 순 있음을 처음 깨달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진땀이 내려앉는 스튜디오에서, 상담가가 목도한 인생의 전환점이 시청자 앞에 펼쳐졌다.

“충격의 고백”…이호선, ‘옥탑방의 문제아들’ 노인 부부 갈등→상담 인생 전환
“충격의 고백”…이호선, ‘옥탑방의 문제아들’ 노인 부부 갈등→상담 인생 전환

상담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2000년대 초만 해도 노인을 위한 상담 자료나 책은 거의 없었다. 이에 이호선은 ‘이 일은 반드시 누군가 해야 할 일’이라는 책임감에, 주저 없이 상담가의 길에 발을 디뎠다. 한 명의 눈물에, 한밤의 울음에 새로운 인생이 시작된 셈이다. 이호선은 그 경험이 자신을 지금의 상담가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됐음을 덤덤히 털어놓았다.

 

세월이 흘러도, 기억 속 눈 내리던 새벽과 고요한 울음은 여전히 이호선 곁에 남았다. 노년의 고민은 나이나 형식으로 잴 수 없으며, 상처와 치유는 언제 어디서든 만나게 된다는 메시기가 깊은 여운으로 남았다. 다양한 세대의 아픔과 대면하는 이호선의 진심 어린 경험담은 이날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울림을 안겼다. 한편,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이날 방송을 통해 평범한 일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여러 세대의 고민과 치유의 가능성을 담아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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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선#옥탑방의문제아들#노인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