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영·김준호 득점쇼”…대한항공, 3-0 완승→3년 만의 컵대회 환호
전남 여수 진남체육관을 뒤덮은 함성 속,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팬들의 감정이 쏠렸다. 시소처럼 오가는 점수, 연속 블로킹이 나온 순간 천장까지 터지는 환호. 대한항공이 마침내 OK저축은행을 세트 스코어 3-0(25-21 25-23 25-16)으로 꺾고 3년 만에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은 20일 여수 진남체육관에서 열렸다. 대한항공은 1세트 후반 김민재, 김규민의 연속 블로킹과 김준호의 활약으로 흐름을 잡으며 22-19까지 달아났고, 팽팽했던 접전을 깔끔하게 매듭지었다.

2세트에서도 양 팀은 한 점 차 승부를 이어갔다. 대한항공은 김민재의 블로킹으로 분위기를 되살렸고, 송희채의 범실과 신장호의 서브 미스로 소중한 점수를 지켰다. 24-22에서 마지막 한 점을 가져오며 세트 점수 2-0을 기록했다.
3세트에선 점차 집중력의 차이가 벌어졌다. 김규민의 속공과 임재영의 오픈 공격, 한선수의 블로킹으로 연속 득점에 성공한 대한항공은 마지막까지 안정된 리듬을 이어갔다. 경기 막판에도 점수 차를 줄이지 못한 OK저축은행을 상대로 대한항공은 무난하게 우승을 확정했다.
임재영은 이날 경기에서 서브에이스 3개를 포함해 양 팀 최다인 15점을 올리며 승리의 중심에 섰다. 김준호와 서현일 역시 각각 13점씩 힘을 보태 팀이 쉽게 흔들리지 않도록 밑받침했다. OK저축은행은 송희채가 12점, 신장호가 11점으로 책임을 다했으나 후반 뒷심 부족을 극복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5천만 원의 상금과 함께 2022년 이후 3년 만에 컵대회 정상에 다시 올랐다. 준우승을 차지한 OK저축은행은 3천만 원의 상금에 머물렀다.
이번 대회는 국제배구연맹의 규정에 따라 외국인 및 아시아 쿼터 선수, 세계선수권 참가자 모두 출전하지 못하는 파행 운영이 일부 아쉬움을 남겼다. 초청팀 태국 나콘라차시마가 조기에 귀국하고 현대캐피탈도 선수 부족으로 중도하차한 가운데, 남은 6팀이 치열한 승부를 이어갔다.
뜨거운 응원과 아쉬움이 교차한 여수의 밤, 선수들의 헌신은 코트를 넘어 관중석까지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 경기의 기억이 오랜 기다림을 견뎌온 팬들에게 작은 선물처럼 안겼다. 2025 여수·NH농협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의 감동은 그 현장을 지킨 모두의 가슴에도 오래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