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논산 기억의 강을 걷다”…충남 골목의 삶과 청춘→오늘 마주한 희망
황금 들녘과 고요한 골목, 논산의 청춘과 기억이 번져나가는 저녁이었다. KBS1 ‘동네 한 바퀴’는 충청남도 논산 곳곳의 삶을 따라 걷는다. 따듯한 강경포구와 황화정리의 추억 속에서 세월을 견딘 이웃들의 얼굴, 그리고 오늘을 꿋꿋이 살아가는 손길이 화면을 채웠다.
선샤인랜드 1950스튜디오에 울려 퍼지는 타자기 소리와, 잊힌 풍경을 찾아 셔터를 누르는 출사팀의 모습이 세상의 변화를 뚜렷하게 담아낸다. 촘촘한 골목 안, 오랜 양장점과 극장 포스터는 사라진 시절의 향수를 불러오며, 여전히 이어지는 기억의 따스함을 전한다.

강경포구에서는 물길이 닿았던 영광스러운 세월의 단면과, 그 자리를 지키는 어부들의 농익은 손끝이 깊은 감흥을 자아냈다. 젓갈 가게를 운영해온 백봉만 씨와 오원순 씨의 평범한 일상 속 사랑, 젓갈의 짭조름한 풍미에 담긴 세월의 무게가 강경의 역사를 오늘로 잇는다.
강경 근대거리의 젊은 상인 손지나 씨는 젓갈을 스콘에 담는 새로운 시도로 전통에 현대의 숨결을 더했고, 협동조합 주민들은 등불을 밝혀 골목마다 생기를 불어넣었다. 역사 깊은 은행과 노동조합 건물, 골목 곳곳이 오늘의 꿈으로 채색됐다.
논산 육군훈련소 곁에는 900만 장정의 땀과 위로가 녹아든 식당도 있다. 이동옥 사장님이 지나온 실패와 새로운 시작 끝에 내놓은 ‘제육짜장’은 넉넉한 인심과 청춘의 기억을 담아, 수많은 이들의 길동무가 돼준다. 한편 관촉사 앞 은진미륵의 변치 않는 미소는 동네 어르신과 아이들에게 오늘도 조용한 용기를 건넨다.
연산면의 피순대 가게는 100년 네 대를 넘어 가족과 전통, 갈등과 화해의 진한 역사가 시간만큼 깊이 배어 있다. 구옥녀봉 아래 작은 구멍가게, 91세 송옥례 할머니의 일상에서는 논산의 넉넉한 품과 이웃의 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금강을 따라 흘러온 기억과 번영, 그리고 이별과 기대는 논산의 골목마다 아로새겨지고 있다. 새로운 세대가 또 다른 추억을 준비하는 현장에서, ‘동네 한 바퀴’는 논산이 품은 오래된 미래와 오늘의 빛을 조용히 건넨다. ‘동네 한 바퀴’ 338화 ‘여전히 찬란하다 – 충청남도 논산’ 편은 9월 27일 토요일 저녁 7시 10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