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m 직선 질주”…나마디 조엘진·서민준, 아시아선수권 결선행→정상 도전 서막
초여름 흐린 하늘과 정적마저 느껴지는 구미시민운동장. 바람조차 숨죽인 트랙 위에 나마디 조엘진과 서민준이 나란히 섰다. 몸은 완전치 않아도, 준결선이라는 마지막 목표를 향해 두 선수는 망설임 없이 속도를 높였다. 끝까지 흔들리지 않던 집중력은,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깊은 환희로 물들었다.
2025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나마디 조엘진과 서민준이 나란히 준결선 진출을 확정했다. 나마디 조엘진은 27일 오후 구미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예선 1조에서 10초38을 기록해 2위로 여유롭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같은 기록을 냈던 중국의 허진셴을 0.002초 차이로 앞서, 포토피니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최종 승자가 됐다.

서민준은 10초35로 예선 5조 3위를 기록했다. 전체 순위에서도 서민준이 6위, 나마디 조엘진이 9위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 스프린터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두 선수는 28일 오후 5시 15분, 24명이 3개조로 나눠 치르는 100m 준결선에서 결선행을 향한 또 한 번의 질주를 준비한다.
나마디 조엘진에게 이번 무대는 특별하다.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아역 배우에서 전국 정상급 스프린터로 성장한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실업 무대에 데뷔해 100m와 400m 계주, 두 종목에서 곧바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자 선수들의 도전도 이어졌다. 여자 100m 예선에 출전한 김다은은 11초77로 3조 5위, 전체 11위를 기록하며 결선 진출엔 뜻을 이루지 못했다. 여자 해머던지기 결선에서는 김태희가 61m13을 던져 7위에 오르는 결과를 만들었다. 지난해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첫 동메달을 수확했던 김태희는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정상의 높은 벽과 다시 한 번 마주섰다.
트랙을 가르며 스포츠의 본질을 증명한 두 남자. 관중의 박수, 흔들리는 깃발 아래에서 한국 육상은 새로운 희망과 함께 결선 레이스를 기다리고 있다. 하루라는 시간이 전하는 사유와 여운, 익숙한 풍경 속 숨은 눈물과 웃음은 스포츠가 가진 깊은 울림을 남긴다. 100m 남자 준결선은 28일 오후, 구미시민운동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