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달인, 깊은 손맛으로 울렸다”…냉면·묵밥·노포의 집념→평범한 도시 위로 쏟아지다
시장 골목 어귀를 스치는 평범하던 풍경이 SBS ‘생활의 달인’ 속에서 서사와 진심으로 변했다. 황해도식 메밀냉면 명가와 한 시간 묵을 저어내는 작은 묵밥집, 그리고 조용히 이어지는 손끝의 정성까지. 3대에 걸쳐 내리 전통을 지켜낸 냉면집에서는, 겉껍질째 갈아낸 메밀가루에 물과 소금만 더해 무릎 끝 힘껏 치댄 반죽에서 집념의 내공이 느껴졌다. 새벽마다 사골과 양지를 푹 고아 맑으면서도 깊고 감칠맛 가득한 육수, 힘차게 뽑아낸 면발, 그릇을 비우는 순간까지 짙게 남는 단 하나의 맛이 예약 없는 손님도 다시 찾아오게 만든 이유로 전해졌다.
간판 하나 없는 골목 묵밥집 역시 새벽 고요를 깨우며 역사를 썼다. 주인장이 도토리묵 반죽을 한 시간 넘게 저은 뒤 내어놓는 묵밥 한 그릇, 단출한 밥상에 담긴 정직함과 따뜻함이 손님 마음까지 조용히 위로했다. 소문만으로 알음알음 이어지는 이 작은 공간에서는 기대 이상의 진심이 손님과 나란히 머물렀다.

일상 속 또 다른 장면은 자동차 세차에 진심을 더한 박서아의 일상에서 포착됐다. 한 대의 차를 기점으로 백여 곳 넘는 세차장을 직접 발로 누빈 그는, 최신 운전 게임과 안마의자가 준비된 이색 세차장, 무료 라면과 음료를 내어주는 손세차장 등 자동차 관리 이상의 행복을 직접 경험했다. 세차장을 거점 삼아 새로운 취향들과 기쁨이 어우러지는 도시의 일상을 재해석했다.
전국 각지에서 달려드는 예약 열풍 속 마카롱 가게에는 김희연 달인이 쉼 없는 손놀림을 펼쳤다. 달걀을 손에서 손으로 곡예하듯 주고받으며 노른자 하나 흐트러뜨리지 않는 정교함, 오직 디저트의 완벽만을 생각한 집중이 모두의 기대를 채웠다. 빠르기와 섬세함, 그 사이에서 손맛이 피워낸 달콤한 예술은 그 자체로 손님들에게 작은 축제가 됐다.
마지막 여정은 대구의 노포들을 찾은 장영수의 발걸음에서 절정을 맞았다. 오랜 셰프 생활 동안 남 위해서만 음식을 만들던 그가, 이제는 스스로에게 따뜻한 위로 한 끼를 내어준다. 시간의 층위가 쌓인 노포와 변치 않는 주인의 손길, 그릇마다 담긴 진심이 덕후의 마음을 잠시 쉬게 했다.
이처럼 세월과 집념이 그릇 위에서 빛을 발하는 순간들, 골목의 소박한 온기, 도시에 녹아있는 진심의 열정이 ‘생활의 달인’에서 고스란히 담겼다. 잔잔한 묵밥의 고요, 세차장 별 꽃처럼 각기 다른 행복, 달콤한 완벽에 다가서는 손맛까지. ‘생활의 달인’ 987회는 6월 16일 월요일 밤 방송되며, 작은 일상과 진심의 순간들을 다시 불러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