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신용 1,953조 원 돌파”…주택·주식 투자 늘며 2분기 역대 최대 증가
국내 가계신용이 2분기에 1,953조 원을 넘어섰다. 주택매매와 주식 등 자산 투자 수요가 늘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증가 폭을 기록해, 가계부채 부담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시장 회복과 함께 하반기 금리·정책 변화가 부채 확장세에 추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952조8,000억 원으로 전분기 대비 24조6,000억 원 늘었다. 분기 기준으로는 2021년 3분기(+35조 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으로, 2002년 4분기 이후 최고치다. 가계신용은 신용대출과 카드결제 대금 등 판매신용을 모두 합산한 수치다.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832조6,000억 원으로, 전분기보다 23조1,000억 원 증가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1,148조2,000억 원을 기록해 14조9,000억 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684조4,000억 원으로 8조2,000억 원 증가했다. 특히 예금은행의 가계대출도 19조3,000억 원 늘어난 993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판매신용(신용카드 등) 역시 120조2,000억 원에 달해, 카드 등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1조4,000억 원가량 증가했다.
정책대출은 2분기 말 331조2,000억 원으로 전체 주택담보대출 대비 28.8%를 차지했다. 한 분기 새 2조6,000억 원 늘었으나 점유율은 전분기 29.0%에서 소폭 하락했다. 상호금융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도 314조2,000억 원으로 3조 원, 기타금융기관(보험, 증권 등)은 524조7,000억 원으로 9,000억 원 각각 증가했다.
김민수 한국은행 금융통계팀장은 “2월부터 주택매매 거래량이 급증하며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2분기 증시 반등과 맞물려 증권사 신용공여가 확대된 것도 기타대출 성장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가계부채가 1.4%, 연율 기준으론 2.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된다”면서, “상반기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역시 소폭 상승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주택 경기 반등과 금융투자 확대가 대출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금리 변화, 경기 불확실성, 가계부채 관리 정책의 영향이 부채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책 방향은 금리, 주택시장, 내수 경기 등 주요 지표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