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혁신 속 프라이버시 논쟁”…개인정보위, 신뢰 생태계 주도 선언
인공지능(AI) 기술 확산이 데이터 기반 사회 전반의 변화를 가속하는 가운데, 프라이버시 보호가 산업 지속성장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개인정보 보호의 날’ 기념식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AI 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정책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업계와 학계, 정책 당국은 이번 행사가 “AI 데이터 경쟁의 분기점”이자, 민관 협력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올해 기념식에서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AI의 급속한 확산이 획기적 혁신과 동시에 프라이버시 위협도 심화시키고 있다”며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데이터 생태계가 신뢰 기반 AI 혁신의 전제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AI 활용이 개인정보 대량처리와 데이터 이동을 전제하는 만큼, 데이터 주권과 안전망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해석이다.

행사에서는 산·학·관 대표 350여 명이 참가해 ‘안전한 개인정보, 안심하는 AI 시대’를 주제로 규제의 방향성과 산업 혁신 모델을 논의했다. 개인정보 법제정비·데이터 활용 기준 등 정책 의제 외에도, 보험·병원·IT·모빌리티 업계가 AI 기반 개인정보보호 시스템과 실제 데이터 거버넌스 현황을 발표하며 현장의 실행력을 강조했다.
이날 정부포상 10점과 개인정보보호위원장 표창 40점 등 유공자 포상도 진행됐다. 특히 최경진 가천대 교수(개인정보 법제 활성화 공로), 우지숙 서울대 교수(분쟁조정기여), 홍관희 LG유플러스 개인정보보호책임자(제도개선·협력체계 구축)는 데이터 거버넌스 선도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념식 부대행사로는 AI 기반 가명처리와 데이터 안전관리 솔루션 등 중소기업 혁신 기술이 전시됐다. 카카오·삼성서울병원·한국교통안전공단 등 민간·공공 데이터 책임자들은 AI 시대 공통과제인 사전 적정성 평가, 취약계층 프라이버시 보호 대책, AI 기술 윤리까지 대응 방안을 공개했다.
글로벌 개인정보 규제환경과 산업 트렌드도 이번 행사에서 주요 논점이 됐다. 영국 정보위원회(ICO),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등 해외 주요국 규제기관장들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국제 공조와 지속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한편, 최근 국정자원센터 화재·대형 개인정보 유출 사고 등 데이터 기반 서비스의 취약점이 재차 부각되며, 개인정보위는 “복잡해진 침해 리스크에 대응할 역량 강화”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AI 혁신 속도가 가파른 환경에서 “데이터 활용과 프라이버시 보호의 균형이 산업경쟁력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며 사전 규제와 책임 있는 자율규제가 병행되는 데이터 생태계 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산업계는 개인정보와 AI 기술 융합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