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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쟁점 법안도 필리버스터 가능성”…더불어민주당, 69개 민생법안 처리 난항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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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쟁점 민생 법안마저 필리버스터 대상에 포함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사이 갈등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내달 2일로 예정된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69개 주요 민생 법안 처리를 둘러싼 양당의 대치 전선은 더욱 분명해지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9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황금 같은 국민의 시간과 민생 경제의 골든타임을 소모적인 필리버스터로 허비한 점은 정말 안타깝고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에는 아직 많은 민생 개혁 법안이 기다리고 있고 갈 길은 멀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병기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향해 "3주째 멈춘 민생경제협의체를 즉시 재가동하자"며 "민생 경제 현안이라면 언제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재차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과 '내란 청산'을 분리해, 경제 분야에서는 국민의힘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본회의 전체 법안 처리에 또다시 필리버스터 의사를 굽히지 않는 기류가 감지된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민생을 뒷전으로 미루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으나, 실질적인 대응책 마련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위기다.

 

국회법상 한 건의 법안에 필리버스터가 적용될 때마다 하루씩 소요되는 만큼, 국민의힘이 69개 모든 법안에 대해 무제한 토론을 신청할 경우 국정감사 일정에도 큰 차질이 불가피하다. 특히, 이재명 정부 첫 국정감사가 내달 13일부터 예정된 상황에서 일정 차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김병기 원내대표는 "형식적인 필리버스터 남발을 끊어내기 위한 관련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했으나, 당장 이 법 개정안 또한 처리에 현실적 제약이 많다는 진단이 나온다.

 

민주당은 물밑 접촉을 이어가며 국민의힘에 적어도 일부 민생법안이라도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으나, 구체적 협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승아 원내대변인은 "69개 민생 법안 전부 통과가 어렵다면 10월 2일 본회의에서 몇 개라도 처리하자고 요구했으나, 아직 국민의힘 측 응답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도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합의 가능성이 낮아, 2일 본회의 자체가 무산될 확률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 경우, 69개 민생 법안 처리는 국정감사 이후로 추가 연기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국회는 비쟁점 법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극명한 대립으로 다시 한 번 충돌했고, 정국 경색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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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필리버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