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글로벌 금융시장 흔든 국민연금”…한국, 주식 비중 50% 첫 돌파에 중장기 파장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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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Korea)의 국민연금이 2025년 8월 말 기준 8.22%의 누적 수익률을 기록하며, 주식 투자 비중도 처음으로 전체 자산의 50.1%에 도달했다고 3일 밝혔다. 현지시각 기준 이날 발표된 실적은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이 ‘안정’ 중심에서 ‘수익’ 중심으로 전략을 근본적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이번 변화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기금 고갈 위기 속에서,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의 확대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려는 의도가 반영됐다.

 

국민연금은 종전에 56.6%에 달했던 채권 비중을 33.0%로 축소하는 대신, 10년 만에 주식 비중을 32.2%에서 50.1%까지 늘렸다. 8월 말 기준 국내주식 수익률이 36.4%, 해외주식이 8.61%를 기록해 전체 실적을 견인했으며, 채권 및 대체투자 부문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저조하거나 손실을 나타냈다. 국민연금공단은 “시장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모든 자산군에서 벤치마크(BM) 대비 초과수익을 거뒀다”고 밝혔다.

‘국민연금’ 8.22% 수익률 기록…주식 비중 50% 첫 돌파
‘국민연금’ 8.22% 수익률 기록…주식 비중 50% 첫 돌파

특히 해외주식 투자 확대가 두드러졌다. 전체 주식 자산 중 해외 비중은 35.2%(446조 원)로 국내(14.9%)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대해 금융 시장에서는 “국내 시장 쏠림에 따른 부작용을 완화하고, 글로벌 시장 위험 분산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증시 및 글로벌 자산 가격 변동에 국민연금의 투자 전략이 영향을 확대하게 되면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연기금의 이 같은 변화가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 증시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조치는 세계 연금 시장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한국 연기금의 대담한 주식 확대는 저금리·저성장 시대 연금의 지속가능성 해법의 시험대”라며, “장기적 성과와 리스크 관리의 균형이 주요 과제로 남았다”고 분석했다. 미국(USA), 캐나다(Canada), 노르웨이(Norway) 등 주요 연기금에도 자산 배분 전략 변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운용 전문성에 대한 평가도 주목된다. 최근 인력 유출과 외부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올해 국내주식, 해외채권 등 주요 자산군에서 벤치마크를 모두 상회하는 운용 실적을 보였다. 공단 측은 “알파(초과수익) 창출 역량이 시장 불확실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했다”고 자평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규모 연기금의 자산 운용 전략 변화가 국제 금융 안정성, 개별 증시의 자금 흐름, 리스크 분산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파장을 낳을 것으로 전망한다. 연말 예정된 대체투자 자산의 공정가치 평가가 추가 변수가 될 수 있어, 글로벌 투자자와 금융 당국은 국민연금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번 주식 비중 확대와 자산운용 전략 변화가 향후 글로벌 금융질서에 어떤 변화를 초래할지 국제사회는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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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주식투자#글로벌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