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의 숨결 따라 걷다”…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진 김해 여행의 변화
요즘 김해를 여행지로 찾는 이들이 늘었다. 한때 ‘삼국유사’ 속의 먼 옛날 이야기였던 가야의 역사가, 이제는 일상 속에서 살아 있는 체험이 되고 있다. 예전엔 그저 지나는 곳이었을지 몰라도, 지금 김해는 고대와 현대, 자연과 문화를 함께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해의 아침은 낙동강을 타고 흐르는 바람과 함께 열린다. 가야테마파크에서는 고대 가야 왕국의 궁전부터 활기찬 거리까지, 2천 년 전 시간을 걷는 듯한 이색 체험이 가능하다. ‘가야의 거리’를 천천히 돌며 스마트폰 카메라에 역사의 한 장면을 담는 모습은 이제 SNS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됐다. 날씨마저 한층 부드러워지는 여름, 푸른 소나무와 연못이 어우러진 김수로왕릉 산책로는 잠시 고요한 마음을 되찾고픈 이들에게 인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여행 검색어 순위에서 ‘김해’가 두드러지게 오르고 있다. 주말이면 가족 단위 방문객과 혼자 조용히 걷는 여행자 모두, 대성동 고분군의 언덕을 오르며 옛 가야의 숲을 천천히 음미한다. 분산성에서는 김해 시내와 낙동강 풍경이 한눈에 펼쳐져, 휴대폰에 담긴 풍경 사진만으로도 소소한 치유가 된다는 후기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김해 여행의 매력을 ‘이야기 있는 공간’이라 부른다. 한 문화공간 실무자는 “김해는 자신의 과거를 잘 가꾼 도시이기에, 여행자에게는 그 시간들을 직접 걷고 느끼게 해주는 ‘경험의 도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느꼈다. 김해 클레이아크 미술관처럼 새로운 감각을 채워주는 문화 공간부터, 기찻길을 활용한 낙동강 레일파크, 봉하마을에서 만나는 현대사의 기억까지 각각의 장소는 모두 다른 온도와 색깔을 지닌다.
여행 커뮤니티 반응도 흥미롭다. “은하사에서 조용히 산책하며 들었던 새소리, 레일파크에서 맞은 강바람—김해는 하루쯤 템포를 늦추게 되는 곳”이라는 체험담이 공감을 얻는다. 그러다 보니, 목적 없이 머물며 도시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는 비일상의 즐거움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단순한 명소 나열 이상의 의미가 김해 여행 속에는 담겨 있다. 가까운 곳에서 오래된 시간을 직접 만나고, 도시를 조금 다르게 마주하는 여유—김해에서의 하루는 우리 삶이 머무는 방식을 천천히 바꾸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