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폰 추가 확인 집중”…조태용, 세 번째 피의자 조사로 특검 수사 확대
채상병 사건 외압 및 은폐 의혹을 두고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과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이 다시 맞붙었다. 조 전 실장이 사건 기록 회수에 관여했다는 정황과 함께, 특검팀은 비화폰 통신 기록을 추가로 확인하며 수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정민영 특검보는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오는 13일 소환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 번째 소환으로, 1·2차에 걸친 약 30시간의 고강도 조사에 이어 추가 심문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 특검보는 “직전 조사 내용 중 보충할 부분들을 질문하는 과정”이라며 “비화폰이나 통신내용을 확보해 추가로 확인할 내용이 있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2023년 7월부터 8월까지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 조 전 실장 등이 사용한 비화폰 통화기록을 입수했다. 특검은 이 자료를 토대로 조 전 실장과 당시 청와대 내 주요 인사들의 연락 정황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계획이다. 아울러, 조 전 실장은 특검 조사에서 2년 만에 ‘VIP 격노’가 실제 있었다는 사실을 시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검팀은 조 전 실장이 채상병 사건의 기록 회수 과정에 깊이 관여한 단서를 포착했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반응과 지시사항 등 고위급 지휘 라인에 대한 조사가 한층 더 치밀해질 전망이다.
한편,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역시 특검 수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민영 특검보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대부분은 진술이 거부됐고, 더 이상의 진술 확보는 의미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음을 시사했다. 임 전 사단장은 업무상 과실치사, 구명로비 등 혐의로 총 세 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정치권 일각에선 특검팀이 임 전 사단장을 우선 기소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군사법원장 출신 고석 변호사가 박정훈 대령 수사 당시 김동혁 전 국방부 검찰단장과 접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정 특검보는 “고 변호사의 역할에 대해 추가로 살펴보고 있으며, 관련 조사 일정이 정해지면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해병특검팀은 13일 조태용 전 실장 3차 조사를 시작으로 추가 관계자 소환을 이어갈 계획이다. 향후 특검의 수사 흐름과 정치권 파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