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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림도 여행을 멈추지 못한다”…삼척의 실내외 명소, 날씨와 무관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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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림도 여행을 멈추지 못한다”…삼척의 실내외 명소, 날씨와 무관한 매력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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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흐리고 습한 날씨에도 삼척을 찾는 이들이 줄지 않는다. 예전엔 맑은 하늘 아래에서만 여행이 즐거울 거라 여겨졌지만, 이제는 비와 구름조차 여행의 색깔이 되는 일상이 됐다.

 

삼척시에는 아침 기온 24도를 넘기고, 습도는 무려 94%까지도 오른다. 이처럼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도 여행객들은 독특한 방식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우산을 챙겨 장호항 부두 길을 걷거나, 실내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동굴의 신비와 온천의 따스함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장호항
사진 출처 = 포토코리아(한국관광공사) 장호항

실제로 흐린 날씨 속에서도 인기 있는 삼척의 명소는 저마다 다른 매력을 켠다. 대금굴에선 모노레일을 타고 천연 동굴 깊숙한 곳까지 들어가 기암괴석을 지그시 바라본다. 가곡유황온천을 찾은 이들은 온천수에 몸을 담그며, 비 오는 하늘을 배경삼아 자신만의 힐링 시간을 누렸다. 바깥 활동이 아쉬운 이들은 삼척해상케이블카에 올라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바다 풍경을 감상했고, 죽서루에서는 흩뿌리는 비 속 산뜻한 정취와 고즈넉함을 느끼곤 한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최근 관광업계에선 실내 체험과 실외 경관 감상을 병행할 수 있는 여행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공기 질이 깨끗하고, 비오는 날에도 각자의 방식대로 명소를 즐기는 여행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관광 전문가 이재은 씨는 “날씨가 여행의 변수가 아니라, 하나의 무드가 되는 시대다. 흐린 날엔 더욱 깊이있는 풍경 감상과 온전한 쉼이 가능하다”고 느꼈다. 그는 “삼척처럼 실내외 명소가 균형을 이루는 곳에선 어떤 날씨든 여행자의 선택지가 넓다”는 통찰을 전했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장호해수욕장은 흐려도 예쁘다”, “대금굴 모노레일은 비 오는 날 타면 더 운치 있다” 등, 날씨와 상관없이 여행을 즐기는 이들의 감상이 이어진다. ‘비 맞으며 바다 보는 경험도 특별하다’는 체험담 역시 공감을 얻고 있다.

 

작고 사소한 선택 같지만, 여행지는 그때그때의 하늘과 바람, 그리고 나만의 감정에 따라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낸다. 삼척의 흐린 하늘 아래에서 모노레일을 타거나 온천에 몸을 맡기는 순간, 일상은 잠깐 잊히고, 나만의 휴식이 찾아온다. 비가 오는 날에는 흐린 대로, 햇살이 반기면 맑은 대로—여행은 무엇이든 괜찮다는 유연함을 알려준다.  

 

지금 이 변화는 누구나 겪고 있는 ‘나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임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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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대금굴#장호해수욕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