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 무대, 리메이크의 역습”…극단적 유쾌함→일요일 밤, 웃음 경계 허문다
환한 무대 아래 관객의 표정에 따라 숨결까지 달라진다. 개그콘서트가 선보인 새로운 ‘극단적 극단’ 코너는 익숙한 레퍼토리 위에 세대와 공감의 물결을 더해, 웃음의 결을 새롭게 비튼다. 일상에 스며든 농담과 즉석의 리액션, 관객과 배우 그 경계마저 무너진 순간, 개그콘서트는 살아 있는 공연의 본질을 다시 깨워냈다.
지난 방송에서 펼쳐진 ‘극단적 극단’은 2017년 오리지널 무대의 명맥을 잇되, 매 장면마다 관객의 반응에 따라 극의 결이 즉시 바뀌는 쌍방향 무대로 진화했다. 형사와 피의자의 동선, 뮤지컬 한 장면 같은 진술과 갑작스러운 반전으로 객석에서는 진심 어린 폭소가 쏟아졌다. 코미디가 단지 측면에서 구경하는 대상이 아닌, 관객 스스로 만들어가는 주체임을 입증한 장면이다.

이어 등장한 ‘황해 2025’는 과거의 명작을 12년 만에 현실로 끌어왔다. 전화 대신 스마트폰 메신저가 열쇠가 되고, 일상에 녹아든 실감 나는 피싱 소재가 극의 몰입을 더했다. 오민우와 장현욱, 그리고 정범균이 만들어내는 교묘한 사기극은 시시각각 진화하는 범죄 양상을 재치 있는 풍자로 풀어냈다. 익숙한 소재임에도 코너마다 다르게 펼쳐지는 기막힌 디테일이 어색함과 신선함 사이의 절묘한 촉진제가 됐다.
제작진은 "시대가 바뀌어도 코미디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며, 검증된 과거 콘텐츠를 현장감 있고 새로운 방식으로 재포장해 차별화된 재미를 시청자에게 돌려주고 있다고 밝혔다. 향수를 토대 삼아 트렌드와 기술을 교합한 리메이크는, 그저 반복이 아닌 세대가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하모니로 거듭났다.
과거의 영광이 아닌 현재의 언어로, 그리고 더 넓은 세대의 공통추억으로 다시 살아난 리메이크는 개그콘서트의 힘을 확인시켰다. 유쾌함과 신선함, 그리고 시대를 앞서가는 감각이 더해진 무대는 변하는 일상 속에서도 늘 같은 웃음을 선사한다. 일요일 밤, KBS2 개그콘서트는 또 한 번 세대와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을 예고하며 시청자 곁을 찾을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