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찌질한 놈 문자에 욕설까지”…국회 과방위, 김우영-박정훈 사적폭로로 고성 충돌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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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신상공방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과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 간 비하 문자 메시지, 전화번호 노출, 욕설 고성이 오가면서 여야 간 갈등이 격렬해졌다. 14일 국회 과방위에서의 상황을 계기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논란까지 불거졌고, 두 차례 정회와 재개가 이어지며 감사 진행이 잦은 중단 사태를 빚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우영 의원은 지난달 2일, 5일 박정훈 의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14일 국정감사장에서 화면에 띄웠다. 해당 메시지엔 ‘박정훈입니다. 전화부탁드립니다(2일)’, ‘에휴 이 찌질한 놈아(5일)’라는 내용과 함께 박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노출됐다. 김 의원은 “공적인 국회 장소에서 질문을 한 것을 박정훈 의원이 문자 메시지로 보복했다”며 “오늘 대통령실 부속실장 관련 기자회견을 한 것도 허위 사실을 발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은 “전화번호까지 공개해도 되냐”며 김 의원의 행위를 문제 삼았다. 박충권 의원 역시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좌표 찍었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박정훈 의원은 신상 발언 기회를 요청했으나,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은 “동료 의원에게 욕한 부분만 사과하면 된다”고 제지했다. 국민의힘의 항의가 이어지자 국감은 오후 들어 44분 만에 정회됐다.

 

정회 후 박정훈 의원은 "(당시 김우영 의원이) 멱살까지 잡았는데 제가 다 덮으려고 문자를 보낸 것"이라며, 김 의원에게 “한심한 XX”라고 다시 욕설을 퍼부었다. 정회 중 국민의힘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교차하며, 야당 의원을 긴급체포하라는 발언과 폭력 유발 방지 요구까지 나오면서 분위기가 더욱 격화됐다.

 

국정감사는 37분 만에 재개됐으나, 여야 고성이 지속돼 8분 만에 다시 중단됐다가 31분 뒤에야 또다시 시작됐다. 박정훈 의원은 김우영 의원도 욕설이 담긴 문자로 답했다고 맞서며, 신상 발언을 거듭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최민희 위원장은 박 의원에게 회의 중 욕설을 이유로 퇴장을 명령했으나, 박 의원은 자리를 지켰다.

 

국민의힘 최형두 과방위 간사는 “김우영 의원에게 멱살 잡은 것도 사과시켜야 한다”고, 김장겸 의원은 “어디다 대고 명령이냐”며 항의했다. 이상휘 의원은 야당 의원 긴급체포까지 거론했다.

 

박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법안 강행 처리에 항의한 뒤 김우영 의원이 멱살을 잡았고, 깊은 모욕감을 느껴 문자를 보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도 “김 의원이 15년 전 고인인 가족사진까지 화면에 띄우며 저를 비난했다. 김 의원 역시 욕설 문자를 보내놓고 자신이 보낸 문자는 잘라서 일방적으로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와 관련한 직접 반박은 내놓지 않았다.

 

국민의힘 미디어국은 김 의원의 휴대전화번호 노출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형사고발과 국회 윤리위 제소를 병행할 방침”이라고 알렸다.

 

이날 국회 과방위는 감사 진행 내내 여야 신상공방이 집요하게 반복되면서 정책 질의와 심사에까지 차질을 빚었다. 정치권은 관련 의원들의 사과 여부, 개인정보 노출 위반 논란 및 여파가 본회의 징계나 검찰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김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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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영#박정훈#국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